'버럭호철'→'유쾌호철'→'산타호철'...여자배구 감독은 어려워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김호철 감독이 '산타호철'로 변신까지 하며 여자배구 적응하기에 나섰다.

김호철 감독이 IBK 기업은행 지휘봉을 잡은 뒤 남자 선수들을 지도할 때와는 다른 방식의 지도 스타일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김호철 감독은 과거 현대캐피탈 시절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고 열정적인 지도로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던 감독이었다. 하지만 여자 선수들을 지도하는 현재는 예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버럭' 대신 '눈웃음'과 '미소'로 선수들과 소통하려 노력한다.

지난 23일 경기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는 산타 모자까지 쓰고 나와 쑥스러워하며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친근한 이미지로 선수들과 빠르게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김호철 감독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수십 년 동안 몸에 밴 승부욕에 눈빛이 변할 때가 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화를 참고 참는 모습이 보인다.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려고 마스크를 내렸다가 다시 쓰는 경우도 있고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물을 마시기도 한다.

이날 8연승을 달리던 도로공사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한 김호철 감독은 "1·2세트를 이기니까 내가 욕심이 생겨 선수들을 조금 다그쳤다"라며 경기 후 아쉬워했다. "우리 선수들이 첫 두 세트에서 너무 집중했는지 체력이 급히 떨어졌다. 마음만 너무 앞섰다"라며 "그래도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코트에서 선수들의 표정이 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경기를 졌지만 IBK 기업은행은 확실히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김호철 감독 부임 후 아직 첫승은 없지만 근성 넘치는 수비와 집중력으로 반등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편 IBK 기업은행은 26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김호철 감독 부임 후 첫승에 도전한다.

[참고 참으며 경기를 지켜보는 IBK 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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