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제 대결', 김호철-강성형...'제자는 달라진 스승에 깜짝 놀랐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김호철 감독과 강성형 감독의 인연은 남다르다.

두 사람은 2005년 V-리그 출범부터 2011~2012시즌까지 8시즌 동안 남자부 현대캐피탈에서 '감독과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고 전성기를 함께했다.

이후 강성형 감독은 여자 대표팀 코치를 거쳐 올 시즌 현대건설 감독으로 부임했고, 김호철 감독은 최근 김사니 코치와 조송화의 이탈로 내홍을 겪고 있는 IBK 기업은행의 새 사령탑으로 합류했다.

2014~2015시즌 현대캐피탈을 끝으로 프로팀을 맡지 않은 김호철 감독은 IBK 기업은행을 통해 7년 만에 V리그 코트로 돌아왔지만 여자배구는 처음이다. 여자배구에서는 강성형 감독이 선배인 셈이다.

경기 시작 전 두 감독은 인사를 나눴다. 김호철 감독이 먼저 두 손을 꼭 잡으며 "여자팀은 처음이니 잘 봐달라다"라고 인사했고 강성형 감독은 허리를 숙여 "부담됩니다"라고 인사하며 함께 웃었다. 경기 후에도 강성형 감독은 선수들과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보다 스승인 김호철 감독에게 먼저 다가가 허리를 숙여 깍듯이 인사하며 악수를 했다.

평소 강성형 감독은 김호철 감독을 스승이라 부르며 따른다. 강성형 감독은 "개인적으로 김호철 감독님은 은사님이다. 현대캐피탈에서 배구를 많이 배웠다." "제가 여자부 사령탑을 먼저 시작했으니까 도와드릴 부분이 있으면 돕겠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현대건설은 IBK 기업은행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3-0(25-20 25-20 25-22)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강성형 감독은 마냥 기뻐하지 만은 않았다. 강성형 감독은 "집중력이 떨어졌다. 외국인 선수가 있어서 이런 스코어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라며 선수들에게 분발을 요구했다.

그리고 스승 김호철 감독이 바꿔놓은 IBK 기업은행의 경기력에 놀라워했다. "확실히 토스가 달라졌다. 플레이 자체도 빨라졌다. 리시브도 좋아졌다. 선수들 공격에도 힘이 실린 것 같다. 감독님 스타일에 따라 바뀐 점이 보인다. 수비에서도 적극성이 돋보였다. 나오지 않던 코스의 공격이 많이 나왔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IBK 기업은행과 경기를 치른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과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달라진 IBK 기업은행에 깜짝 놀라고 있다. 특히 김호철 배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강성형 감독도 IBK 기업은행의 새로운 패턴 플레이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첫 사제 대결을 펼친 김호철 감독과 강성형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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