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2' 강하늘 "'스파이더맨' 흥행으로 작은 기대감 생겨, 한국영화 맘놓고 개봉하길"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해적2'는 운 좋게 개봉하게 됐지만 개봉 못 한 한국 영화도 많아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잘 되는 걸 보고 다행이라 느꼈죠. '관객 여러분이 좋은 작품은 극장에서 보려고 하시는구나'하는 작은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의 주역인 배우 강하늘(31)은 팬데믹 속 극장가를 찾는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18일 화상 인터뷰에서 "'킹메이커', '해적2'도 많이 보러 찾아와주셔서 우리 한국 영화가 조금 더 마음 놓고 개봉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소망했다.

'쩨쩨한 로맨스'(2010), '탐정: 더 비기닝'(2015)의 김정훈 감독이 연출한 '해적: 도깨비 깃발'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왕실 보물의 주인이 되기 위해 바다로 모인 해적들의 모험을 다룬다.

강하늘은 의적단을 이끄는 우두머리 무치를 연기했다. 역적으로 몰려 쫓기던 무치는 해적 단주 해랑(한효주) 덕분에 목숨을 건진 뒤 그와 함께 보물을 찾아 나선다. 강하늘은 예기치 못하게 해적선에 얹혀 지내게 된 무치를 특유의 능청스런 얼굴로 유연하게 그려내며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을 굉장히 재밌게 봤다"는 그는 "'해적'이라는 소재를 재밌어하는 것 같다. 어드벤처를 좋아한다. 대본을 읽고 해적선에 타고 싶다고 생각했다. 해랑이 너무 멋있었다. 옆에서 티키타카하면 재밌을 것 같았다"라고 시나리오를 받아든 이유를 전했다.

이어 "무치를 보면 '열혈강호'에 나오는 한비광이 떠오르더라. 싸울 때는 칼을 수려하게 쓰지만 허당기가 넘친다. 양극을 다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조금 더 자유분방하고 천방지축스럽게 표현하려했다"라며 "분장팀과 여러 상의를 했다. 삭발도 있었다. 폭탄 머리로 최종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주에 한 번씩 펌을 했다. 서너 시간을 잡아야 하더라. 미용실에 네 시간 동안 앉아 있는 게 힘들었다. 촬영할 때는 펌이 너무 심하게 돼 있어서 머리를 감을 때 물이 안 들어가더라. 머리카락이 끊어지기도 했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강하늘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 산적 두목 장사정 역을 맡은 배우 김남길과의 비교에 대해 "김남길 선배를 따라갈 수 없다"라며 "대본에 더 집중했다. 무치가 어떤 인물인지 계속 고민했다. 김남길 선배와의 차이점을 보여주려고 하기보다 제 거에 더욱 집중했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아서 관객들이 많이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하면 어긋날 걸 알아서 제가 할 수 있는 거에 최선을 다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보호대를 안 차더라. 엄살 좀 부렸으면 좋겠다"란 배우 한효주의 진심 어린 걱정을 놓고는 "좋게 말해주신 것 같아 고맙다"라며 "보호대를 하면 하나도 안 아픈데 아픈 연기를 해야 한다. 조금 어렵더라. 못하는 걸 감추기 위해 했을 뿐이다. 안 아픈데 아픈 척하는 게 어렵더라"라고 설명했다.

또 한효주를 비롯한 배우와 제작진의 배려 덕분에 수중 장면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뿐이다. 굉장히 많이 배려해주셨다. 전부 저를 많이 배려해주셔서 찍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특히 "효주 누나는 액션 스쿨에서 거의 살았다. 제가 갈 때마다 항상 연습하고 있었다. 칼 쓰는 방법을 손에 익히려고 현장에서 항상 가지고 있더라. 해랑을 너머 멋있었다. 느낌이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몸을 예열하더라. 한 역할 한 역할 신중하고 진중하게 파고든다고 느꼈다"라고 칭찬했다.

역적 부흥수로 분한 배우 권상우와의 연기 합을 묻자 "제가 호흡을 말씀드릴 만한 분이 아니"라며 웃어 보인 강하늘은 "고수에게 한 수 배우는 느낌이었다. 액션에 있어선 톱이다. 힘을 줄 때와 뺄 때 유기적이더라. 훈련이 아니라 본능이라 느꼈다"라고 이야기했다.

제대 이후 드라마, 연극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2막을 활짝 열어젖힌 강하늘은 "목표는 딱 하나다. 저로 인해 얼굴 찌푸리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라며 "항상 착하고 친절하게 하려고는 안 한다. 재밌게 즐기고 풀어가고 싶은 것뿐이다"라고 했다.

그는 "스트레스보다 재밌는 일투성이다. 아예 스트레스가 없단 건 거짓말이지만 풀려고 노력하진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멍을 때리는데 생각 정리에 큰 도움이 된다. 하루를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라고 숨김없이 말했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사진 = 티에이치컴퍼니]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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