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과 40세 거포의 타순 대립, KIA 젊은 거포들에 달렸다

[마이데일리 = 광주 윤욱재 기자] "그건 본인 생각이다"

김종국(49) KIA 타이거즈 감독의 한마디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올해 한국 나이로 마흔 살에 접어든 베테랑 거포 최형우는 김종국 감독의 취임식이 열렸던 지난 5일에 자신이 희망하는 타순으로 "6번타자"라고 말했는데 이를 전해들은 김종국 감독의 생각은 달랐던 것이다.

김종국 감독은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나성범의 입단식에서 최형우가 6번 타순을 원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그건 본인 생각이다. 나를 비롯해 코칭스태프와 대화도 해봐야 한다"라면서 "최형우도 좋은 후배 선수가 나오면 뒤에서 도와줄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래도 '최형우는 최형우다'라고 생각하고 중심타선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형우를 향한 믿음도 깔려 있지만 아직 KIA에서 중심타선에 들어갈 만한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사실이기에 거포 유망주들의 성장을 지켜봐야 하는 상태다.

김종국 감독은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타자 유망주들의 성장을 바라고 있다. 이날 입단식에 참석한 황대인은 나성범을 보면서 거포 성장의 꿈을 키워야 한다. "작년에 황대인이 그나마 발전된 모습을 보였는데 우리 팀이 도약하려면 황대인과 김석환이 더 성장을 해야 한다"라는 김종국 감독은 "지속적인 강팀으로 가려면 젊은 거포들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 신인으로 들어온 김도영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당장 김종국 감독의 구상에는 최형우가 중심타선에 포진한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나성범에 대해서는 3번타자 우익수로 밑그림을 그린 상태. 나성범과 같은 좌타자이지만 최형우를 4번타자로 붙여도 크게 부담이 없다는 판단하고 있다.

김종국 감독은 "최형우가 나성범과 같이 붙어 있어도 괜찮다. 그동안 지겹도록 왼손투수 상대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나란히 나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최형우가 자신이 원하는 6번 타순으로 들어가려면 황대인, 김석환과 같은 젊은 거포들의 성장이 반드시 이뤄져야 가능할 전망이다.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합류했지만 리드오프 최원준의 군 입대로 인해 그 공백을 메워야 할 수도 있다.

지난 해 타율 .233 12홈런 55타점으로 자존심을 구겼던 최형우이지만 2020년만 해도 타율 .354 28홈런 115타점으로 놀라운 타격감을 보여줬던 선수다. 나성범이 150억원의 몸값을 해내고, 최형우가 명성을 회복하고, 유망주 타자들이 성장한다면 KIA가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도 현실이 된다.

[최형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