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바이아웃 개념상실' KOVO...'충돌 조항'인데 "문제없다"만 되풀이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한국배구연맹(KOVO)이 FA(자유계약)라는 개념조차 모르는 것 같습니다.”

“왜 FA만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라고 했는데 바이아웃 비용이 발생하죠?”

한국배구연맹은 지난 6일 트라이 아웃 ‘허위정보’를 제공, KB손해보험에 지명된 니콜라 멜라냑에 관한 보도자료를 냈다.

이 보도자료를 보면 ‘참가 선수는 FA’ 라고 못박아 놓았다. 다음 항목에서는 ‘해외 타 구단과 이중 계약으로 위약금 또는 이적료 발생 시’라고 되어 있다.

‘FA’와 ‘이적료 발생’은 동시에 공존할 수 없는 항목이다. KOVO는 트라이아웃 참가 자격을 FA로 명시했다. 멜라냑측이 ‘가짜 FA확인서’를 제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트라이아웃 참가 공문에 ‘이적료 발생’이라는 항목을 삽입해 놓았다.

두 용어를 풀어보면 ‘충돌조항’ 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FA(Free Agent)는 말 그대로 ‘프리에이전트’의 약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용어로 ‘선수가 자유롭게 (다른)팀과 계약할 수 있는 제도’이다. ‘자유’라는 단어는 그 어떤 제약 조건이 없다는 의미이다.

바이아웃(Buyout)은 ‘선수와 구단이 입단 계약을 맺을 때 특정 금액을 정해 놓고, 이 금액 이상을 지불하는 구단이 있으면 소속 구단과의 협의 없이도 바로 선수가 권리를 행사해서 떠나는 계약 조항’이다.

FA는 그 어떤 제약 조건이 없이 선수측이 다른 팀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상태이다. 바이아웃은 ‘이미 계약서에 조항’이 있다. FA가 아니라 다른 팀이 돈을 주고 그 선수를 영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바이아웃 조항’이 있는 선수와 구단은 돈만 주고 떠나면 그만이다. 구단과 협의도 필요없다. 그리고 이적비용은 데리고 가는 팀이 내야한다. 이게 국제적인, 보편적인 바이아웃 개념이다. .

이 FA와 바이아웃 조항에 대해서 프로배구 관계자와 프로축구와 야구 등 타 종목 관계자에게 물어봤다.

현직 프로배구 남녀팀감독 5명과 현직 구단 프런트 사무국장 5명이다. 그리고 KOVO관계자 2명이다. 프로축구와 야구, 농구 담당 기자들이다(질문에 웃음만 터뜨렸다).

이렇게 12명의 프로배구 관계자에게 FA와 바이아웃을 물어봤을 때 대답을 정확히 하지 못한 사람은 KB손해보험측과 KOVO관계자 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정확히 두 용어를 알고 있었다.

특히 KB손해보험은 피해자이면서 방조한 죄가 있기 때문에 답을 하지 못하고 ‘KOVO에 물어보라’고 한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

하지만 KOVO는 정확한 규정과 용어를 사용해야만 하는 프로배구판 집행기관이다. 그런데 FA인데 바이아웃이 공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말 어이가 없다. FA와 바이아웃 조차도 구분하지 못하는 정말 ‘스포츠 문외한’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는 조직인 셈이다.

프로배구판에서 바이아웃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외국인 선수 교체 때는 바이아웃비용을 줘야한다.

이미 상대방 팀과 계약한 선수를 시즌 중간에 영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계약서에 적힌 ‘바이아웃 비용’을 한국 구단이 상대방 구단에 지급하고 외국인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이때 외국인 선수가 행사하는 권리가 바로 ‘바이아웃’ 조항이다.

이런 상황인데 KOVO는 뭐가 잘못된 지도 모르고 ‘FA’와 ‘바이아웃’ 조항이 함께 담긴 보도자료를 뿌리면서 언론을 기만하고 팬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트라이아웃 가이드라인에 엉터리 조항을 넣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에 계속해서 거짓 해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벌써 수년째 충돌하는 조항을 삽입해서 전세계 에이전트들에게 뿌리고 있는 것이다.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하고 가짜서류에 속아 넘어가게 된 ‘단초’를 바로잡지 않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KOVO이다.

[사진=OK레드스타 홈페이지]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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