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팀에 도루저지만큼 급한 고민이 생겼다…SV 1위의 자부심, 고개 들어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루저지만큼 급한 고민이 생겼다.

선두 SSG의 흐름이 확실히 한 풀 꺾였다. 4할대 타자들은 자연스럽게 조정기를 맞아 하향곡선이고, 올라와야 할 타자들의 흐름은 다소 더디다. 마운드에선 선발진은 여전히 견고하다. 그러나 불펜이 다소 흔들린다.

11일 대구 삼성전부터 꼬였다. 마무리 김택형이 호세 피렐라에게 9회말 2사에서 동점 우월솔로포를 맞았다. 사이드암 박민호가 연장서 제구 난조로 무너지며 충격적 역전패를 당했다. 사실 피렐라의 동점포는 김택형의 실투가 아닌, 바깥쪽 높은 코스의 공을 기 막히게 걷어낸 결과일 뿐이었다.

13일 인천 NC전서는 윌머 폰트가 내려가자마자 사고가 났다. 우완 서진용과 전천후 좌완 고효준이 1이닝 동안 4실점을 합작했다. 투수전이 순식간에 NC의 일방적 흐름으로 바뀌며 무너졌다. 그래도 14일 인천 NC전서 조요한과 김택형이 1점 리드를 지켜내면서 김광현에게 승리를 안겼다.

그러나 두 사람은 15일 인천 NC전서 무너졌다. 고효준~김택형~조요한~장지훈이 모두 실점했다. 2이닝 7실점 참사였다. 4점 리드가 뒤집히며 2연속 1승2패 루징시리즈. 4패 중 3패가 7회 이후 동점 혹은 역전 당한 결과였다.

투수도 타자처럼 사이클이 있다.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일 수 없다. 불펜투수 경험이 풍부한 이태양은 정우람(한화)으로부터 "불펜은 매 경기 안 좋다고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가야 한다"라고 들었다.

거의 매 경기 몸을 푸는 것 자체가 고되다. 경기 후반 자신의 실투가 승패를 바꿀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감과도 싸워야 한다. 대부분 투수가 컨디션 관리에 용이하고, 경기 흐름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선발투수를 선호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일관성을 유지하는 불펜투수가 특급으로 인정 받는다.

시즌 초부터 불펜이 SSG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 받긴 했다. 그러나 마무리 김택형과 셋업맨 서진용, 박민호, 장지훈이 팀의 고공비행을 잘 뒷받침해왔다. 최근에는 베테랑 고효준과 강속구 영건 조요한마저 '준' 필승조로 자리매김하면서 양적으로 풍부해졌다. 그러나 고효준과 서진용 정도를 제외하면 필승조로 살아온 세월이 길지 않다.

김원형 감독은 지난주 불펜이 흔들릴 때마다 '심리적 데미지'를 우려했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투수들에게도 집단 슬럼프가 찾아올 수 있다. 얻어맞고 고개 숙이고 벤치로 돌아올 때 팀에 우울한 기운이 스며들기 마련이다.

특히 뒤가 없는 김택형부터 힘을 낼 필요가 있다. 5월 들어 다소 흔들리지만, 타자가 잘 친 공도 많았다. 작년에 제구가 눈에 띄게 향상되면서 마무리까지 승격됐지만. 최근 다시 제구가 살짝 흔들린다. 평균자책점 3.72로 치솟았지만, 여전히 15세이브로 1위다.

타자에 대한 피칭 디자인, 전략의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그러나 "뭔 일 있었어"라는 김 감독의 코멘트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럴 때일수록 SSG 필승계투조, 특히 마무리 김택형부터 세이브 1위의 자부심을 생각할 때다.

[김택형.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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