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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강수연, 별이 된 한국 영화의 자존심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연중라이브')[종합]
22-05-20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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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故 강수연의 영화 같은 반세기 연기 인생이 재조명됐다.

19일 방송된 KBS 2TV '연중 라이브'의 '올타임 레전드'에서 故 강수연의 연기 인생을 되돌아봤다.

2022년 5월 7일. 배우 강수연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연기를 잘하는 할머니 배우가 되고 싶다"며 평생을 배우로 살고자 했던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한 채 향년 55세, 강수연은 밤하늘의 별이 됐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별이었기에 강수연과 함께 한 동료 배우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문소리는 "언니. 한국 영화에 대한 언니 마음 잊지 않을겠다. 이다음에 우리 만나면 같이 영화하자"라며 강수연을 애도했다.

영화는 자신의 전부라며 생활이나 모든 것이 영화와 연관됐다던 강수연. 누구보다도 연기에 진심이었고 사랑이었고 평생을 영화와 함께 해온 천생 배우. 강수연의 반세기 연기 인생은 길고도 짧았지만 매 순간 찬란했다.

강수연은 집 앞 골목에서 친구들과 놀다 이른바 '길거리 캐스팅'으로 4살 때부터 연기의 길에 들어섰다. 오목조목한 이목구비와 매력적인 보조개, 연기 실력까지 가진 그는 당시 몇 안 되는 아역배우로 활약하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꾸준히 대중과 호흡했다.

그리고 17살이 된 강수연은 청소년 드라마 '고교생일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이틴 스타로 등극, 성인 연기자로서 성장하는 큰 발판을 만들어낸 것. 20대에 들어서는 최고의 청춘스타로 자리매김하며 당시 신인이었던 박중훈을 비롯한 많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전성기를 이끌어갔다.

90년대에는 달라진 여성상을 반영하는 작품들에 연이어 출연하며 과감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그 결과, 강수연은 한국 영화사 최초로 역대 출연료 시대를 연 배우로 기록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백상예술대상, 대종상, 청룡영화상 등 국내 시상식을 휩쓸며 각종 시상식에서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특히 1987년, 영화 '씨받이'로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년 뒤에는 영화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계가 낳은 첫 월드 스타로 우뚝 섰다.


그러나 강수연이 배우로서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완벽을 고집하며 파격적인 시도를 서슴지 않았기 때문. 강수연은 작품을 위해서라면 한겨울 얼음물에 들어갔고 대역 없이 직접 한강에 뛰어드는 등 몸 사리지 않는 열정을 소유했다.

이미 20대에 커리어에 정점을 찍은 톱스타였지만 영화계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영화계에서는 무명 배우와 스태프까지 살뜰하게 챙기는 마음 따뜻한 맏언니로 통했다. 최근 강수연이 촬영장에서 베푼 미담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기도 했다.

배우로서, 영화인으로서 늘 자존심을 강조했던 강수연은 "우리 영화인들이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영화를 위한 일이라면 언제든 기꺼이 팔을 걷어붙였다. 1996년 부산 국제영화제 출범 초기부터 심사위원,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한국 영화 산업 발전을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당찬 강수연에 "거인 같았던 대장부"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넘치는 재능과 뛰어난 표현력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 온 강수연은 끊임없는 작품 활동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올해, 강수연은 오랜만에 대중 앞에 돌아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월 촬영을 마친 SF영화 '정이'는 안타깝게도 유작이 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청춘스타이자 한국 영화계의 얼굴, 삶이 곧 영화였던 영원한 배우. 43편의 영화와 14편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계에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주인공. 강수연은 수만 명의 팬들과 동료 영화인들의 배웅 속에서 세상과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생전 "다시 태어나도 연기자를 할 것 같다. 이 속에서 성숙했고 컸기 때문에 이것 말고 다른 일을 해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고 상상도 못 한다"던 강수연. 50년간 함께 웃고 울며 추억을 선물해 준 그의 인터뷰가 많은 이들에게 먹먹함을 안겼다.

[사진 = '연중 라이브' 방송 캡처]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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