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웃을 왜 쳐다봐?" 삼성 에이스의 직언에 유망주가 깨달음을 얻었다

[마이데일리 = 대구 윤욱재 기자] 삼성 선발로테이션의 새 얼굴로 등장한 우완투수 황동재(21)는 7경기에서 1승 밖에 수확하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2.91로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면서 풀타임 선발투수로 거듭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황동재는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IA와의 경기에서도 5⅔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다. 특히 황대인에게 홈런을 맞은 장면을 굉장히 아쉬워 했다. "실투였다. 그래서 아쉽다"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또한 볼넷 2개를 허용한 것도 그렇게 아쉽다고 한다. "볼넷을 1개도 주지 않고 싶은데 2개를 줬다"는 황동재. "그래도 볼넷 2개면 적게 내준 것이 아니냐"는 말에도 "아쉽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선발투수 황동재'의 경기 운영 플랜은 명확하다. "첫 번째는 볼넷을 주지 않는 것이다. 두 번째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최소 실점으로 막는 것이다"라는 황동재는 "상대가 누구든 신경쓰지 않고 내 공을 던지려 한다. 언제나 맞춰 잡는 피칭을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황동재는 140km 초반대 패스트볼을 던지면서도 타자의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피칭을 선보인다. 황동재가 가진 최고의 무기는 역시 자신감. "고교 시절에 150km까지 던졌다. 다들 구속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지금 구속으로도 타자를 잡을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낸 황동재는 "물론 시즌 끝나고 나서는 구속을 키울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팀의 외국인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의 '직언'도 황동재의 마인드컨트롤에 영향을 미쳤다. 황동재가 18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로 나섰을 때였다. 황동재는 볼넷을 허용한 뒤 순간 덕아웃을 쳐다보며 눈치를 살폈다. 그러자 뷰캐넌이 황동재를 불러 한마디를 했다.

뷰캐넌은 "홈런은 맞을 수 있다. 하나만 빼고 완벽했다. 볼넷을 주고 덕아웃을 쳐다본 것이다.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고 직언했다. 황동재는 뷰캐넌의 조언에 따라 KIA전에서는 더욱 자신감을 갖고 피칭에 집중했고 뷰캐넌은 "그때(한화전)보단 자신감이 있어 보였고 멘탈이 강해 보였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황동재는 "뷰캐넌이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황동재는 올 시즌 전까지 2020년 1경기에 나와 1⅓이닝을 던진 것이 1군 경력의 전부다. 따라서 올해 신인왕 후보 자격을 갖추고 있는 상태. 그러나 황동재는 "신인왕 욕심은 없다. 신인왕을 의식하면 온갖 생각이 다 든다. (이)재현이한테 '신인왕은 네가 하라'고 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삼성에는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1차지명 유격수 이재현도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러다 내부에서 신인왕 경쟁이 펼쳐질지도 모르겠다.

[황동재.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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