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98' 푸이그 ML 861G 커리어 무색…KBO 규정타석 타율 최하위 '굴욕'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굴욕이다. 1998년 KBO리그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이후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외국인타자가 바닥까지 추락했다.

키움 야시엘 푸이그는 25일 잠실 LG전에 8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무안타에 1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46경기서 196타석 172타수 34안타 타율 0.198 5홈런 18타점 21득점 OPS 0.622 득점권타율 0.206.

푸이그는 24일 잠실 LG전까지 191타석 168타수 34안타 타율 0.202였다. 24일 대전 한화전까지 136타석 121타수 24안타 타율 0.198의 박세혁(두산)에게 앞섰다. 그러나 박세혁이 25일 대전 한화전서 결장한 사이 푸이그가 뒷걸음하며 규정타석을 채운 53명의 타자 중 타율 최하위가 됐다. 푸이그가 0.1976744186, 박세혁이 0.1983471074.

푸이그로선 대굴욕이다. 신입 외국인선수가 받을 수 있는 몸값 최대치(100만달러)를 꽉 채워 입단한 슈퍼스타다. 메이저리그 통산 861경기 출전을 자랑한다. 커리어로만 따지면 추신수(SSG, 메이저리그 1652경기) 다음이며,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이후 최고의 스펙을 지녔다.

그러나 스펙과 과거는 현재의 KBO리그 성공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푸이그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크게 아픈 곳도 없는데 좀처럼 전성기의 날카로운 스윙이 나오지 않는다. 간혹 엄청난 파워를 앞세워 5개의 홈런을 터트렸지만, 그 이상의 뭔가가 없다.

25일까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0.22, 조정득점생산력 86.0. 애버리지만으로 타자를 완벽히 평가할 수 없지만, 다른 몇 가지 스탯만 봐도 푸이그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시간이 흐를수록 KBO리그 적응은 커녕 깊은 숲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느낌이다.

키움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제리 샌즈, 박병호(KT), 박동원(KIA)이 모두 있었던 시절에 비해 타선의 파괴력, 클러치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푸이그가 '이정후와 아이들'이라는 달갑지 않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길 기대했지만, 지금까지는 기대 이하를 넘어 실망스럽다.

급기야 21일 고척 한화전부터 이날까지 4경기 연속 8번 타자로 나섰다. 메이저리그에서 8번 타자가 익숙했다. 현 시점에서 타격 기회를 줄이는 게 여러모로 득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규정타석 최하위 추락을 피하지 못했다.

푸이그의 추락과 별개로 키움은 잘 나간다. 최근 10경기 8승2패로 급기야 LG와 공동 2위에 올랐다. 타선의 힘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선발, 불펜, 수비, 주루에서 절대 무시 못할 전력이다. 그래도 계륵으로 전락한 푸이그만 바라보면 한숨만 나올 수밖에 없다.

이제 키움과 홍원기 감독의 디시전에 관심이 쏠린다. 푸이그를 좀 더 믿고 지켜볼 수도 있고, 어떤 식으로든 플랜B를 가동할 수도 있다. 100만달러 외국인선수라서 쉽게 바꾸기도 어렵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푸이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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