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 트레이드 재조명…공격형 포수 잃고 든든한 리드오프 얻어 2위 '급상승'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동원 빅딜은 재조명돼야 한다.

지난 4월말 박동원 빅딜은 철저히 포수 박동원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KIA가 지난 겨울부터 '트레이드 1순위'로 점 찍고 키움에 러브콜을 보냈다는 설이 사실로 드러났다. 마침 박동원이 KIA로 이적하자마자 펄펄 날며 KIA의 포수 고민과 우타 파워 보강이라는 과제를 한꺼번에 해결했다.

키움은 속 쓰릴 수밖에 없었다. 예상대로 올 시즌 각종 타격지표에서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상위권 팀들을 돌아보면 타격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좋은 성적도 따라왔다.

때문에 키움이 25일 잠실 LG전 승리로 공동 2위까지 올라왔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를 쉽게 그리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마운드와 디펜스로 잘 버티지만, 조상우, 한현희 등 일부 코어 투수들이 빠진 공백이 결국 드러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다만 분명한 건 박동원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이 손해 볼 건 없다는 점이다. 10억원과 KIA의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은 키움의 미래를 살찌울 게 확실하다. 미래만 밝은 게 아니다. 현재도 잡고 갈 수 있다는 걸 내야수 김태진이 보여준다.

트레이드 직후 곧바로 합류할 수 없었다. 4월 말부터 요추 염좌로 KIA에서도 전력에서 제외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5월 일정부터 본격적으로 합류, 기대이상의 활약을 선보인다. 25일까지 26경기서 타율 0.286 3타점 14득점 OPS 0.608.

12일 고척 두산전부터 꾸준히 리드오프로 나섰다. 포지션은 좌익수.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한 이용규 공백을 완벽에 가깝게 메운다. 1루수, 3루수, 중견수로도 나서는 등 진정한 멀티플레이어다. 정작 본인은 "2루가 제일 편하다"라고 했다.

특히 최근 10경기 타율 0.333에 최근 3경기 연속 2안타를 날렸다. 2년차 내야수 김휘집이 최근 유격수와 2번 타순을 꿰차면서 김태진~김휘집이라는 신선한 테이블세터가 구축됐다. 공격력이 떨어지는 키움이지만, 김태진~김휘집~이정후~김혜성~송성문의 1~5번 타순은 제법 힘이 있다.

사실 이용규가 이탈하면서 리드오프에 대한 고민이 컸다. 감독이 타순을 짤 때 일단 리드오프부터 세워야 득점 루트가 그려지고 전략을 준비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김태진이 뼈대 노릇을 하는 셈이다.

김태진이 KIA에 계속 있다면 류지혁과 박찬호에게 밀리는 건 물론, 김도영과 백업 경쟁을 펼쳐야 한다. 반면 키움에선 이용규가 돌아와도 1루수나 지명타자로 활용될 수 있다. 알고 보면 박동원 트레이드를 통해 미래 뿐 아니라 현재도 잡았다. 최근 10경기 8승2패, 공동 2위 도약에 김태진의 지분도 상당하다.

[김태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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