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이후 23년 동안 1명도 못하다니…KIA 명가 자존심 회복할 기회 왔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KIA가 지난 23년 동안 단 1명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 하나 있다. 마지막 기록은 해태 시절이던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98년 해태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임창용은 8승 7패 34세이브 평균자책점 1.89로 특급 마무리의 위용을 자랑했다. 당시만 해도 세이브와 구원승을 더한 세이브포인트로 구원왕을 가렸는데 임창용은 42세이브포인트로 구원왕에 등극했다.

공교롭게도 임창용은 구원왕 타이틀을 획득하자마자 트레이드로 해태를 떠났고 이후 지난 해까지 타이거즈에서 단 1명의 구원왕을 배출하지 못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데 올해 구원왕에 도전할 기회가 왔다. 지금도 SSG 마무리투수 김택형이 15세이브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현재 왼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그 사이 KIA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바짝 따라 붙었다. 정해영은 26일 대구 삼성전에서 1⅓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시즌 14세이브째를 따냈다. 5월에만 세이브 8개를 수확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정해영은 지난 해 풀타임 마무리투수로 정착하면서 '차세대 구원왕'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5승 4패 34세이브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하며 최연소 30세이브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품에 안은 정해영은 오승환(삼성)과 김원중(롯데)에 밀려 구원 부문 3위를 차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과연 올해는 KIA에서 24년 만에 구원왕을 배출할 수 있을까. 정해영은 "구원 1위보다 팀이 이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면서 "팀이 이기면 항상 기분이 좋고 이기는데 한 몫을 하면 뿌듯하다"라고 구원왕에 대한 욕심을 경계했다. 반대로 가장 아쉬운 순간은 언제일까. "블론세이브를 할 때 가장 아쉽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정해영은 정회열 전 KIA 수석코치의 아들로도 유명하다. 아버지로부터 '야구 DNA'를 물려 받은 정해영은 "아버지를 많이 존경한다. 최대한 효도를 많이 하고 싶다"고 효심을 나타냈다. 정회열-정해영 부자는 통화를 자주 나누는 애틋한 부자지간이기도 하다. 아버지는 "아픈데 없냐?"라고 항상 아들의 몸 상태를 걱정한다.

올해 정해영이 구원왕 타이틀을 따낸다면 이만한 효도가 또 있을까 싶다. 임창용이 구원왕을 차지했던 1998년에는 정회열 전 코치가 삼성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었다. 오래 전 기억이다. 타이거즈의 오랜 갈증을 이번엔 해갈할 수 있을까.

[정해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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