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더니'...역대급이라던 슈퍼루키들이 사라졌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2022 프로야구가 어느덧 절반 가까이 스케줄을 소화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김도영, 문동주, 이재현, 박찬혁, 윤태현 등 역대급이라는 평가받는 좋은 신인 선수들이 많아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슈퍼루키'라 불리는 신인 선수들의 성적은 기대 이하다.

KIA 김도영은 '제2의 이종범'이라 불리며 시범경기에서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광주동성고 시절부터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 화려한 수비, 그리고 넘치는 야구 센스로 탈 고교급 선수로 평가받았다. 시범경기에서는 타율 0.432(44타수 19안타)로 1위에 올랐고 홈런 2개와 도루 3개를 기록하는 등 압도적인 실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하자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었다. 김도영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신인 선수 가운데 현재까지 1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일한 선수다. 그렇지만 성적은 처참하다. 12일까지 46경기에서 타율 0.194, 9타점, 4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501에 머루르고 있다. 지난 5일 KT와의 경기에 대타로 출전한 이후 일주일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김종국 감독은 "실전 기회가 적은 건 사실이다. 퓨처스에서 더 많은 게임을 더 뛰는 게 좋다"라며 퓨처스리그로 내릴 수도 있다도 말했다.

157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한화 문동주도 기대만큼의 성적은 아니다. 문동주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복사근 부상으로 재활을 거친 뒤 지난달 9일 뒤늦게 1군 엔트리에 올랐다. 그리고 10일 LG를 상대로 구원투수로 1군 무대에 데뷔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155㎞ 이상을 쉽게 던지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프로의 벽은 높다는 걸 실감했다. 올 시즌 성적은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8.56(13⅔이닝 13자책점)이다. 설상가상 문동주는 캐치볼을 하다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정밀 검진을 받았고 '견갑하근 부분 파열 및 혈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4주 이상의 휴식을 권고했고 13일 1군에서 말소됐다. 당분간 1군에서 투구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 예정이다.

삼성 이재현도 개막 엔트리에 들며 출발이 좋았다.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데뷔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유격수와 3루수로 꾸준히 출전하며 44경기에서 타율 0.232, 3홈런 10타점, OPS 0.555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경기 후 허리 쪽이 좋지 않아 1군에서 빠졌다. 우측 장요근 부상으로 아직까지 치료와 재활을 하고 있다.

키움 박찬혁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개막전에 선발 출전하며 뜨거운 4월을 보냈지만 5월 들어 부진에 빠졌다. 개막 후 꾸준하게 기회를 받으며 신인 중 가장 많은 홈런 6개를 때리며 박병호와 비교되던 루키였다.

하지만 계속된 부진에 한때 타율이 1할대까지 떨어졌고 결국 지난달 1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퓨처스리그에서 정비를 마친 뒤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어깨가 좋지 않아 아직까지 1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38경기에서 타율 0.208, 6홈런 16타점, OPS 0.669를 기록 중이다.

SSG '신형 핵잠수함'이라 불리며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윤태현도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올해 1차 지명으로 SSG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로 볼끝 무브먼트가 강점인 사이드암 투수다. 시범경기에서 예사롭지 않은 공을 던지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개막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등판도 하지 못한 채 이틀 만에 퓨처스리그로 내려갔다. 퓨처스리그에서 착실히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지난달 13일 NC와의 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17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2실점하며 프로의 벽을 실감했다.

사실 기대가 너무 컸을 뿐 대부분의 신인 선수라면 누구나 프로에 와서 처음은 힘든 시간을 겪는다. 고등학교 때는 뛰어난 운동능력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만 프로는 다르다. 기술적으로 다듬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경험이 쌓여야 한다.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화려하게 시즌을 시작한 슈퍼루키들이 경험을 쌓고 하루빨리 1군으로 돌아와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한편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여파로 야구 열기가 확연하게 식었다. 허구연 KBO 총재는 취임식에서 "9회말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라며 현재의 분위기를 전했다. 팬들의 관심을 다시 받기 위해서는 새 동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신선한 대형 신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 시즌은 가능성이 풍부한 좋은 신인 선수들이 많다. 유망주들과 새로운 스타들이 많이 나와서 야구팬들도 새로운 인물들을 봄으로 인해서 설렘을 다시 가질 수가 있다.

[시즌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던 신인 선수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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