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진지하게'...그런데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걸 어떡해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창원 유진형 기자] 나성범이 구창모의 공을 친다고? 서로 잘 아는 두 선수가 붙으면 누가 이길까?

지난 2020년 NC 통합우승의 주역이었던 나성범이 KIA로 이적 후 NC 구창모와 첫 맞대결을 펼쳤다.

구창모는 2020년 15경기에서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74의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팀의 통합우승을 이끈 투수고 나성범은 2020년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딛고 일어나 타율 0.342 170안타 34홈런을 기록하며 NC 타선을 이끌었던 선수다.

그런 두 선수가 1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세 번의 맞대결을 가졌다. 구창모는 양의지와 배터리를 이뤄 타석에 들어선 나성범을 상대했다. 하지만 어색하긴 세 선수 모두 마찬가지였다.

NC 선발투수 구창모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두 타자 연속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1회초 무사 1.2루 위기에서 KIA 처음 나성범을 만났다. 첫 승부는 구창모의 승리였다.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우익수 플라이로 잡으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3회초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성범이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나성범은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구창모의 134km 슬라이더 초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만들었다. 구창모는 2루 베이스를 밟은 나성범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나성범도 구창모를 보며 함께 웃었다.

이어 2사 2루에서 황대인의 중견수 플라이가 나왔고 비록 득점은 아니지만 나성범은 전력질주하며 홈까지 뛰었다. 홈에는 기다리고 있던 양의지는 포수 마스크를 벗으며 나성범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과시했다. 유니폼만 다를 뿐 아직까지 같은 팀 선수인 거처럼 다정했다.

세 번째 맞대결은 6회초 이뤄졌다. 5회까지 86개의 투구수를 기록 중이던 구창모가 나성범을 상대하기 위해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두 선수는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고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가며 아웃이 되었다. 나성범까지 승부 한 구창모는 5⅓이닝 2안타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편 구창모가 내려가자 나성범의 방망이는 더 강력해졌다. 7회초 2사 1.2루에서 나성범은 김영규를 상대로 좌월 3점 홈런을 터트려 4-2 역전에 성공했다. 나성범은 지난해까지 몸담았던 친정팀을 울리는 홈런포로 NC에 짜릿한 뒤집기를 연출했다.

[경기 중 옛 동료와 반갑게 인사한 나성범, 구창모, 양의지. 사진 = 창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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