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김하성…” 이정후에겐 훌륭한 선배들이 있었다, 그 역시 ‘멋진 선배’다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박병호, 김하성, 최형우, 나성범…”

키움 간판타자 이정후가 KBO리그 최고타자로 거듭난 배경에 기본적으로 이정후의 피 나는 노력이 있었다. 물론 아버지 이종범 LG 2군 감독의 DNA를 잘 받은 것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이정후가 타고난 천재성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는 말은 틀렸다.

그리고 또 하나. 이정후가 2017년 데뷔 후 끝 모를 성장을 한 건 그를 지켜주던 훌륭한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키움의 구단 특성상 선배들이 빨리 이런저런 이유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이정후에겐 이택근, 박병호, 김하성 등 멋진 선배가 많았다.

특히 저연차 이정후에게 박병호는 우상과도 같은 존재였으며, 3살 많은 형 김하성은 절친이자 마음 터 놓고 야구 얘기를 할 수 있는 선배였다. 이정후가 지난 겨울 박병호의 KT행에 목 놓아 울었던 사연, 메이저리그 1년차 시즌을 마친 김하성과 함께 개인훈련을 하며 더욱 돈독한 우정을 쌓았던 사연은 유명하다.

이정후는 박병호와 김하성에게 좋은 영향만 받았다. 두 사람의 장점을 흡수해 자신의 노하우, 비기로 연결시켰다. 28일 고척 KT전 직후 “선배들의 존재는 정말 중요하다. 우리 팀에선 하성이 형과 병호 선배님이 있었다. 대표팀에서도 선배들이 하는 걸 유심히 지켜보곤 했다. 직접 다가가서 살갑게 물어보는 성격은 못 돼서”라고 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이정후는 KIA 나성범이나 최형우 등 타 구단에서 영향력이 높고, 존경 받는 선배들도 유심히 바라보며 뭔가 배울만한 것을 찾고 싶어한다. “KIA 나성범 선배님이나 최형우 선배님도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배움은 끝이 없다. 선배들의 루틴만 지켜봐도 좋은 커리어를 낼 수 있다”라고 했다.

선배들을 잘 만난 것도 복이다. 실제로 성과가 있다. 이정후는 키움 선배들의 철저한 웨이트트레이닝을 바라보며 본인 역시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알았다. 초년병 시절에 비해 힘이 많이 붙었다. “지금도 꾸준히 한다. 무게보다는 유연성, 코어 근육 발달에 신경을 쓴다”라고 했다.

6년차다. 이정후 역시 키움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다. 키움은 하루가 다르게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꿈을 키우고 성장하는 팀이다. 그들에겐 이정후가 이정후의 박병호, 김하성 같은 존재다. 홍원기 감독은 그라운드에선 이정후, 덕아웃에선 이용규가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라고 단언했다.

이정후는 “지금 우리 팀에도 (김)휘집이나 어린 선수가 많다. 그들에게 내가 좋은 선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좋은 선배와 좋은 후배들 사이에서 훌륭하게 중간 역할을 하며 한국야구의 간판으로 우뚝 섰다. 이정후가 훗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더 많은 후배의 롤모델이 될 것이다.

[이정후. 사진 = 고척돔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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