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L 입단 괘씸죄'→러 빙구 스타 빙상장서 강제 징집→우크라 전쟁 투입 '충격'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러시아 올림픽 국가대표 출신의 아이스하키 스타가 강제징집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이유는 그가 러시아에서 뛰지않고 미국의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입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3일 “푸틴이 올림픽 ‘배신자’를 우크라 전쟁에 투입하기 위해 강제로 끌고갔다”고 보도했다.

비운의 주인공은 이반 페도토프이다. 올해 25살인 그는 지난 베이징올림픽 당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소속 아이스하키 선수로 뛰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골리이다. 지난 시즌 대륙리그인 KHL의 올해의 골키퍼 상을 수상한 스타이다.

러시아리그에서 뛰던 그는 지난 5월 NHL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와 연봉 110만 달러에 계약했다.

페도토프가 강제징집된 것은 바로 이에 대한 보복때문이라는 것이 ‘데일리 메일’의 보도이다.

사건은 지난 2일 발생했다. 페도토프는 평상시와 같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아이스링크에서 훈련을 한 후 경기장밖에서 사복 경찰관들에게 체포됐다. 그는 곧바로 군입대 사무소로 이송되었다.

특히 경찰이 그를 체포해서 태운 차는 경찰차가 아니라 구급차였다. 페도토프가 엠블런스에 강제로 태워질 때 그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여성이 이를 말리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페도토프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기 전까지 밤늦게 입대 사무실에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것이 그의 변호사의 전언이다. 공교롭게도 징집 사무실에서 병에 걸려 병원으로 후송됐다는 것이다.

'데일리 메일'이 전한 바에 따르면 그가 체포된 것은 미국으로 진출한 것은 국외로 도주했다고 생각하기에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군 검찰이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 진출전 그가 소속된 팀은 모스크바에 있는 클럽인 CSKA이다. 육군 중앙 스포츠 클럽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 소속팀 선수는 ‘군인’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마치 상무에서 뛰는 선수가 군인 신분인 것처럼 말이다. 러시아 정부도 그를 ‘배신자’로 낙인 찍으면서 그를 체포, 구금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러시아 매체 ‘폰탄카’는 “그가 이제 미국이 아닌 러시아 군대에 파견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니면 징병 회피 혐의로 투옥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러시아법상으로는 페도토프의 입대를 막을 방법이 없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중에 있다. 이미 푸틴 정부는 병력이 모자라자 49세 이하의 남성들의 징집을 시행 중에 있다.

원래는 28세 이하의 모든 러시아 남성은 소집될 수 있지만 엘리트의 아들은 군대에서 복무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더더욱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된 스포츠스타는 없다고 봐도 된다.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페도토프. 사진=AFPBBNEWS]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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