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가 내 삶을 구했다”, 자궁내막증 앓는 27살 유명 여가수 대법원 비난[해외이슈]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빌보드 어워드를 수차례 수상하고 빌보드 싱글 차트 12주 연속 1위에 오르는 등 다양한 기록을 가진 글로벌 팝스타 할시(27)가 낙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3일(현지시간) ‘보그’에 ‘낙태가 내 삶을 살렸다’는 주제의 에세이를 발표했다.

한 살배기 아들의 엄마인 할시는 24살이 될 때까지 세 번의 유산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는 할시는 “쉽게 임신을 할 수 있었지만 임신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는 것은 잔인한 아이러니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쪽을 덮고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이 아닌 다른 조직에 보착해 증식하는 질환이다. 복막에 반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며 난소에 낭종을 형성하기도 한다. 주요 증상은 반복적 만성 골반 통증, 월경통, 성교통, 월경 직전 혹은 월경 중 배변통, 생식 능력 저하 등이다.

그는 “나는'애프터 케어'가 필요했는데, 이것은 낙태가 필요할 것이라는 점잖은 표현이다. 왜냐하면 내 몸은 스스로 임신을 완전히 끝낼 수 없고 의학적 개입 없이 패혈증에 걸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울었다. 나 자신을 두려워했고, 스스로 무력했다. 생명을 위협하던 임신을 끝내고 싶어 안달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이 스타는 7월 17일에 한살이 되는 엔더와 세 번째 임신 기간 동안, 더 많은 건강상의 합병증을 예상하고 유언장을 다시 썼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의 경험 이후, 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했다. 내가 죽거나 뇌사 판정을 받을 경우, 심장이 뛰지만 뇌가 기능을 하지 않는다면, 주 정부는 따뜻하고 여전히 홍조를 띤 살을 잘라내고 다른 생명을 구하기 위해 내 장기를 가져가도록 허락할 것이다. 내 심장이 수술대 위의 일련의 무의식적인 움직임에 불과할 때, 내 뱃속에서 뛰는 심장은 내가 내 생명을 구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내 인생의 긴 유산과 낙태는 그 순간에 한 페이지로 줄어들었다. 그것은 단순히 지금 이 순간 '전'과 그 순간 뒤에 올 모든 것으로 나뉘었다. 거의 위험하고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한 피와 고통과 불행의 세월, 그리고 선택된 모성의 행복”이라고 전했다.

특히 엄마가 된 이후 낙태 권리에 대해 "이렇게 강하게 느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낙태는 내 생명을 구했고, 내 아들이 그의 생명을 가질 수 있도록 길을 내주었다. 모든 사람은 언제, 만약, 그리고 어떻게 이런 위험하고 인생을 바꾸는 경험을 할 것인지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나는 내 아들을 한 팔로 껴안고, 다른 팔로 힘껏 싸울 것이다”라고 했다.

앞서 미국 대법원은 지난 6월 24일(현지시간) 임신 후 약 24주까지 낙태를 인정한 지난 1973년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파기했다. 미국을 150년 전으로 후퇴시키는 판결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주법으로 낙태가 불법이었던 1800년대로 돌아간 것이다. 대법원이 미국을 150년 전으로 돌려놓았다"며 "국가와 법원에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연방대법원의 '낙태 권리 판결' 폐기의 여파로 미국 내 정관수술을 받으려는 남성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 = AFP/BB NEWS]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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