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에만 없는 이것~ '이럴 때 안 쓰고 뭐해!' [한혁승의 포톡]

[마이데일리 = 인천 한혁승 기자] 수해현장이 아니다. 야구장 풍경이다.

6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SSG 랜더스 경기 7회가 끝나고 8회가 시작될 무렵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비는 금방 그쳤지만 야구장 내야는 고인 물이 보일 만큼 빗물을 잔뜩 머금었다.

남은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 많은 야구장 관리 인원이 투입 됐다. 스펀지로 바닥에 물을 흡수해서 플라스틱 통에 빗물을 짜서 경기장의 고인 빗물을 제거했다. 이어 마른 흙을 뿌리고 경기장을 정리했다. 이렇게 1시간이 지연돼 경기는 다시 진행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후 다시 비가 내리지 않아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저녁 6시 30분에 시작된 경기는 10시 48분이 돼서야 끝났다. 짧은 비로 1시간의 그라운드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 2020년 6월 13일 대전 이글스 파크에서 진행된 두산-한화 경기 3회말 폭우로 인해 두 번째 우천 중단이 되자 다시 대형 방수포를 덮고 있다.

지난 2020년 6월 13일 대전 이글스 파크에서 진행된 두산-한화 경기는 우천으로 인한 서스펜디드가 선언됐다. 그 과정을 보면 폭우로 인해 경기가 두 번이나 중단됐다. 앞선 롯데-SSG 경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비가 내리자마자 대형 방수포로 경기장을 덮었다. 덕분에 비가 그쳤을 때 재정비 없이 바로 경기를 이어 갈 수 있었다. 다시 진행된 경기는 비가 또 내려 두 번째 중단이 됐고 역시 대형 방수포가 등장했다. 비만 그쳤으면 바로 다시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상태였다. 결국 비는 그치지 않고 우천으로 인한 서스펜디드가 선언됐다.

▲ 짧은 시간 내린 비에 그라운드가 빗물이 가득 고여 있다.

6일 롯데-SSG 경기에서 같은 방식으로 대형 방수포가 등장했다면 단 한 번 짧고 많은 강우를 보인 상황에서 스펀지로 물을 일일이 흡수해 짜서 제거한 후 흙을 다시 뿌리고 라인을 그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현재 대형 방수포는 고척 돔구장을 제외한 모든 구단 홈경기장에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 중 많은 비가 내릴 때 대형 방수포를 사용하고 경기가 없을 때에는 부분 방수포를 사용한다. 대형 방수포 설치에는 많은 인원과 5분이라는 설치 시간이 제거에는 무거운 빗물을 머금고 있어서 20분이 걸린다. 그래도 사용 안 했을때 경기장을 재정비하는 시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짧고 효과도 좋다.

▲ 빗물 제거를 위해 많은 인원들이 스펀지로 바닥에 물을 흡수에 통에 짜고 있다.

▲ 빗물 제거 후 마른 흙을 다시 뿌려 정리하고 있다.

장마철을 맞아 경기 중 많은 비가 예상이 되는 만큼 빠른 판단과 함께 경기장 관리가 경기 진행에 발맞춰 가기를 바란다.

한편 경기는 롯데가 12-5로 SSG에 승리했다. SSG 추신수는 가족이 보는 가운데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롯데 이대호는 4안타 경기를 선보이며 14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과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8일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예보된 가운데 롯데와 SSG가 3연전 위닝 팀을 가린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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