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마트까지 갔는데…김성원 망언에 대통령실 “미칠 지경”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제5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농축산물 수급·물가 동향 점검을 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11일 ‘5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연 곳은 대형마트였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3층에서 회의를 열고 “국민께서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명절 장바구니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최대 규모로 추석 성수품을 공급하고 정부도 할인 쿠폰 등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추석만큼은 어려운 분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가족과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식아동·독거노인·장애 이웃들을 위한 급식 지원 마련 등도 주문했다. 윤 대통령 뒤로는 ‘걱정은 덜고 행복은 더하는 편안한 추석’이란 문구가 걸렸다.

회의를 마친 뒤엔 1층 마트 판매장으로 내려왔다. 여기에서 만난 주민들에게 윤 대통령은 “오늘 장 많이 보십시오. 제가 넣어드릴까요”, “여기가 많이 싸네요”라고 말을 걸었다. 이어 “저도 좀 사 가야 되겠다”며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윤 대통령=“(10kg 쌀을 들어 보며) 영광에서 나온 거구나.”

▶신영호 농협유통 대표이사=“전남 대표 품종입니다.”

▶윤 대통령=“밥도 해 먹지만, 쌀 가공식품을 많이 개발하고 판매해야 쌀값이 안정되지….”

윤 대통령은 무·배추 코너도 둘러봤다.

▶윤 대통령=“(배추를 들어 보며) 이게 산지가 대관령 고랭지 거구나.”

▶중년 여성=“그런데 값이 너무 많이 올라 가지고요. 작년보다 엄청 올랐어요.”

▶윤 대통령=“이게 여름에 대관령 고랭지 밖에 배추를 안 하니까.”

▶중년 여성=“비 오고 이래서 많이 파손되고, 중요한 것은 앞으로 추석도 다가오고 비 피해도 큰데 정부에서 우리 엄마들 밥상을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윤 대통령은 “장바구니 물가를 확실하게 잡겠다”고 답했다. 한 참모는 “탁상공론식 논의가 아니라 삶의 현장을 직접 찾는 윤석열 정부의 민생 살피기가 가동됐다고 봐 달라”고 말했다.

회의 뒤, 최상목 경제수석은 청사 브리핑에서 “할인 쿠폰 등을 풀어 추석 성수품 평균 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낮춰 관리하겠다”며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또 수해 피해 지원에 대해선 “호우 상황이 종료되는 즉시 피해조사를 해 특별재난지역 요건 충족이 확실시되는 경우 선제적으로 선포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민생행보로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생기길 고대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이 휴가 복귀 일성으로 “국민 뜻을 받들겠다”고 한 것이나, 집중호우 피해와 관련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취임 후 첫 사과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 발언 소식이 전해지자 대통령실 내부는 크게 술렁였다. 이날 김 의원은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아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해 설화를 일으켰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은 집중 호우 피해 복구와 민생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는데, 당에서 ‘사진 잘 나오게 비 왔으면 좋겠다’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해 미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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