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투수는 '제2의 양현종'을 확신했다...KK 만루 위기 지운 '강렬한 전역신고'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창원(경남) 유진형 기자] 한때 '제2의 양현종'이라 불렸던 김기훈이 전역 후 돌아왔다. 복귀 첫 경기부터 연속 삼진으로 만루 위기를 지운 김기훈을 흐뭇하게 보는 선수가 있다. 바로 양현종이었다.

KIA 김기훈이 23일 오후 경상남도 창원NC파크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1-2로 뒤지던 3회말 1사 만루서 구원 등판했다.

김기훈은 최근 상무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했고 이날 경기가 1군 복귀전이었다. KIA는 선발투수 임기영이 흔들리자 과감하게 김기훈을 조기 투입시켰다.

전날 경기에서 어렵게 9연패를 끊었는데 바로 다음 경기서 대량 실점으로 이어진다며 다시 팀 분위기가 떨어질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KIA는 그만큼 김기훈의 구위를 믿고 있었다.

김기훈은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이 넘쳤고 과감했다. 첫 상대는 NC 외국인 타자 마티니였다. 초구 슬라이더로 타이밍을 뺏은 뒤 149km 연속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삼구삼진을 잡았다. 기세가 오른 김기훈은 후속 타자 노진혁과의 승부에서도 149km 패스트볼로 삼진을 뽑아냈다. 그 순간 3루 더그아웃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김기훈은 동료들의 축하를 받은 뒤 한동안 그라운드를 보며 숨을 골랐다. 그런 그의 뒤에는 양현종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쳐다보고 있었다.

양현종은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투수다. 대투수로 불리며 8년 연속 170이닝 이상 투구한 KBO 최초의 선수다. 그리고 김기훈은 2019년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을 때부터 시속 150㎞대 강속구를 뿌리며 팀 선배이자 리그 대표 투수인 '양현종의 후계자', '제2의 양현종'이라 불렸다. 당시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도 스프링캠프에서 그의 투구를 지켜본 뒤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기대를 한 몸에 받던 투수였지만 성장은 더뎠다. 데뷔 첫해는 19경기 79⅓이닝 3승 6패, 평균자책점 5.56이었고 이듬해에는 22경기 52이닝 승리 없이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7에 그쳤다.

하지만 입대 후 상무에서 달라졌다. 올 시즌 제구력이 좋아졌고 퓨처스리그 16경기 85⅓이닝 6승 2패, 평균자책점 2.95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 퓨처스 올스타전에서는 선발투수로 등판해 3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달라진 김기훈의 투구를 처음 본 양현종은 더그아웃에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구위도 구위지만 타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이는 강심장 멘탈에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제2의 양현종'이 될 수 있다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기뻐했다.

[김기훈의 투구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은 양현종. 사진 = 창원(경남)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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