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NO.1 2루수>안치홍·김선빈 아냐…냉정한 채찍질, 불만족 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그 선배들을 앞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키움 2루수 김혜성은 3일 인천 SSG전서 주루를 하다 김택형과 충돌, 왼쪽 중수골이 골절됐다. 3~4주 진단이 나오면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김혜성은 정확히 20일만인 23일 고척 두산전서 복귀했다. 심지어 23일 경기는 물론 24일 고척 롯데전서 잇따라 안타까지 쳤다.

김혜성은 올 시즌 KBO리그 최고 2루수다. 124경기서 타율 0.315 4홈런 46타점 79득점 OPS 0.776, 득점권타율 0.293. 타격 성적만 보면 안치홍(롯데, 128경기 타율 0.289 14홈런 58타점 71득점 OPS 0.804 득점권타율 0.226), 김선빈(KIA, 131경기 타율 0.293 3홈런 57타점 49득점 OPS 0.736, 득점권타율 0.272)보다 확실히 낫다고 보기 어렵다. 안치홍이 미세하게 앞선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수비와 주루까지 종합적인 수치, 임팩트를 보면 김혜성이 최고라고 해도 무방하다. 김혜성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A 1.327로 전체 3위이자 내야수 1위다. 줄곧 전체 1위를 달리다 3주간 결장하면서 3위로 밀렸다.

김혜성은 타구처리율도 94.98%로 내야수 1위다. 김선빈은 92.80%로 내야수 6위, 안치홍은 90.44%로 내야수 19위. 김혜성은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에서 단연 리그 탑이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옮기면서 장거리 송구가 간혹 부정확한 약점을 절묘하게 감췄다.

또한, 김혜성은 34도루로 리그 2위다. 도루왕 2연패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공격적인 주루는 김혜성의 또 다른 트레이드마크다. 시즌 막판 예상을 깨고 복귀하면서, 2루수 골든글러브 레이스도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정작 김혜성은 냉정하다. 23일 복귀전 직후 “내가 두 선배보다 앞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 얘기는 정확하다. 김혜성은 이제 6년차 내야수이고, 리그 정상급으로 올라선 건 작년이었다. 반면 안치홍과 김선빈은 이미 10년 넘게 리그에서 검증된 내야수이자 강타자들이다. 커리어 전체를 보면, 김혜성은 안치홍과 김선빈을 넘어서지 못한 게 맞다.

다만, 장래성을 볼 때 김혜성이 안치홍과 김선빈을 넘어 역대급 공수주겸장 중앙내야수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이 출루율을 좀 더 높이면 향후 타격왕 경쟁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혜성이 여전히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혜성에게 만족이란 없다. “솔직히 만족하지 못한다. 작년보다 좋아지긴 했지만, 야구에서 만족이란 없는 것 같다”라고 했다. 홍 감독의 칭찬에 감사하면서도 지적도 받아들였다. 출루율을 높여 타율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도루왕을 의식하지는 않지만, 팀을 위해 뛸 수 있다. 김혜성은 “역전하면 좋겠지만, 팀을 위해 도루를 하겠다. 도루를 해야 할 상황이 되면 할 것이다. 팀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손가락의 초인적인 회복은 젊음의 힘일까. 김혜성은 부상 순간을 돌아보며 “어지간하면 넘어져도 바로 일어나는데 그땐 일어나지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뼈가 잘 붙는 부위를 다쳤다. 운이 좋았다. 그 동안 남는 게 시간이라 열심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경기를 하는데 지장 없고 상태도 좋다”라고 했다.

[김혜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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