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보 "마약검사비 120만원 직접 결제…트라우마로 이비인후과 약도 못 먹어" [MD이슈]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됐다가 무혐의 처분 받은 배우 이상보(41)가 경찰 수사부터 언론 공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돌이켰다.

이상보는 4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해당 사건 불송치 결정 이후 근황에 대해 "사실 별로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라며 "국과수 결과가 정확하게 음성이라고 나왔을 때 별로 피부로 와 닿은 건 없었다"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약에 취해 보이는 남성이 거리를 뛰어다닌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해 이상보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모르핀' 양성 반응이 나왔으나, 이상보는 "절대 마약을 하지 않았다"라며 복용 중인 우울증 약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경찰이 국립과학수사대에 이상보의 소변과 모발 정밀 감정을 의뢰한 결과 '모르핀'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지난달 30일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처분이 내려졌다.

이상보가 긴급 체포된 지난달 10일은 추석 연휴였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 혼자라는 쓸쓸함"에 평소 복용하던 신경안정제와 함께 맥주 한 캔을 마셨다는 그는 "편의점에서 요기할 것들을 사고 추가로 부족한 걸 샀는데 그때 어지러움을 느꼈다"라며 "그런데 그날따라 유독 날씨가 굉장히 더워서 땀을 많이 흘렸다. 거기까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고 두 번째 편의점에서 돌아오는 길에 집 앞에 형사분들과 지구대에서 오신 분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어 "마약을 한 적이 없다고 했더니 긴급 체포로 체포를 해야 될 상황이라고 해서 바로 수갑이 채워졌다"라며 "집을 수색하면서 발견된 게 제가 평상시에 복용하는 신경안정제"라고 덧붙였다.

경찰과 근교 종합병원으로 이동해 검사를 받았다는 이상보는 "소변 검사도, 피검사도 수차례 했고 MRI, CT 촬영, 내시경 검사까지 다 했다"라며 "직업군이 확실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저를 불구속으로 조사, 수사한 게 아니라 유치장으로 그냥 넣어버리고 48시간이 넘은 후에 겨우 나올 수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또한 이상보는 "검사를 다 받고 나서 나중에 수납을 해야 한다. 수납할 때는 다 등 돌리고 있더라"라며 "비용이 120만 원가량 나온 걸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당연히 국가기관에서 해줄 거로 생각했는데 저한테 결제하라고 처음으로 되게 너그럽게 얘기하셨다"라고도 전했다.

이상보는 이 사건으로 인해 막대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그는 "이비인후과에서 약을 처방받고 어느 모퉁이에서 약을 먹으려고 하는데 어떤 누군가와 시선이 마주친 거다. 모자, 마스크를 썼는데 알아보셨다. 그 약을 뜯는데 약이라는 트라우마가 있다 보니 못 먹겠더라"라며 현재 보금자리가 있는 서울이 아닌 교외에서 거주 중이라고 알렸다.

방송 말미 진행자인 김현정 PD는 이상보를 향해 "용기 잃으시면 안 된다. 그리고 꼭 정정 보도, 사과 받을 수 있으셨으면 좋겠다"라며 "꼭 바라는 바대로 되고 활동 더 열심히 왕성하게 보란 듯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응원했다.

[사진 = 유튜브 채널 CBS '김현정의 뉴스쇼' 영상 캡처]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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