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술자리’ 제보자, 돌연 태세 전환?…“이 사건이 이렇게 커질지 상상조차 못해”

▲자료 사진 = 유튜브 '더탐사'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그리고 유명 로펌 변호사 30여명이 등장하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날조'인 것으로 판명났다. 해당 녹취록에 등장하는 첼리스트 A씨가 지난 23일 경찰에 출석해 해당 녹취록 제보자이자, 전 동거인 B씨를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한 것이다.

첼리스트 A씨의 전 동거인 B씨는 사건이 거짓임이 밝혀졌음에도 정치발언을 이어오다, 돌연 "지금은 여러분들도 그녀(첼리스트 A씨)를 원망하고 미울지 몰라도 지금은 그 친구의 선택을 존중하는 게 어떨까"라는 심경글을 게재했다.

특히 "전 정말 솔직히 고백하는데 이 사건이 이렇게 커질지 정말 상상조차 못했습니다. 그저 그 얘길 듣고 좀 이상한 거 아냐? 사실 확인이나 해봐야지. 딱 이 정도. 더 이상, 이하도 아니었고 '정치 고관여층'도 아니었어요. 근데 이건 뭐…"라고 말했다.

27일 디지털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B씨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여러분 부탁이 있어요. 저도 오늘 아침까지 그녀를 미워하고 원망하고 그랬어요. 경찰 진술의 결과가 나왔을 때는 절망까지 했고요. 그녀(첼리스트 A씨)가 사실 11월 6일에 전화가 왔었어요. 이 얘기 말고 사적 얘기만 해서 용기 내서 전화했을 텐데 (내가) 짜증내고 끊어버렸어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후회가 되요"라는 심경글을 남겼다.

이어 "저도 앞으로 님들한테 그녀를 욕하거나 비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제가 (첼리스트 A씨를) 미워해놓고 님들께 이런 부탁드리기 참 송구한데 앞으로 그녀(첼리스트 A씨)를 비방하거나 잘못된 거라고 쉽게 재단해서 책임을 묻거나 그러지 말아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죄송합니다. 마지막 구원의 손길을 못 잡아준 그녀(첼리스트 A씨)와 여러분 모두에게요…"라고 덧붙였다.

또 B씨는 "건사랑이 이세창씨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했으니 다 함께 지켜보죠. 본인이 발설한건 사실이고 그것도 무려 방송에"라며 "지금까지 상황은 언론이 거짓말로 잠정 결론을 내렸으니 상식적이면 당연히 기소가 되겠죠. 그녀(첼리스트 A씨)나 저는 이 사건을 유포하지 않았으니 처벌 대상이 아니다. 그 정도 법 상식은 있겠죠"라고 주장했다.

특히 B씨는 자신이 '데이트 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B씨는 "여성분들 젠더에 갇히지 마세요. 성별을 앞에 두지 말고 사람을 앞에 두세요. 성별을 앞에 두고 그에 따라 이념이나 도덕이 달라진다면 그거야 말로 여러분들이 증오하는 성 차별주의자"라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OOO(언론사명) 너네 그녀(첼리스트 A씨) 변호사 통해 나를 (데이트) 폭력남, 의처증남으로 제보자 공격하는 걸로 프레임 잡은 거 같은데 그러다 너네 막판 뒤집기 당함 어쩔 거임?"이라면서 "그냥 걱정되서. 절대 프레임 바꾸지 마라. 일베, 페미 합세하면 더욱 좋고. 나중에 다 한 방에 보내게"라며 다소 날선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B씨는 "꼴페미랑 홀랑 허울뿐인 그녀(첼리스트 A씨)의 트위터 친구들아. 너네가 본 기사나 전해들은 얘기 전혀 사실이 아니니까 그녀(첼리스트 A씨)를 위한다면 아무 것도 모르면서 떠들고 다니지 마라. 나도 사람이거든"이라며 신경질적인 모습도 보였다.

자신을 응원해준 일부 네티즌들을 향해선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B씨는 "이 사건 터지고 정말 놀랐던 건 열정적 민주 시민이 정말 많았다는 것"이라면서 "작은 도시 힘없는 서민들, 정말 깨어있는 어르신들까지…다들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소리를 내심. 코너에 몰리고 자빠질수록 더욱 그 숫자는 증가되고 더 많은 제보와…흠 여기까지. 암튼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그런 가운데 B씨가 하루 만에 이같은 심경 변화를 보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전날만 해도 B씨는 윤석열 정부를 '검찰공화국'으로 지칭하면서 정치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당시 그는 "하긴 새 정부 출범한지 겨우 6개월인데 이런 걸 제대로 수사한다는 거 자체가 사실 꿈같은 얘기지. 그것도 검찰공화국에서. 지금이 권력의 힘이 제일 셀 때니까"라며 "무소불위 삼위일체인데. 어리석었지. 또 보복하려나. 참고인 압수수색. 참고인 출국금지, 이제 남은 건 피의자로 전환되는 거?"등의 일방적인 주장이 담긴 글을 남겼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서 자신을 공익제보자로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B씨는 "권익위 결정 예상해서 뭐 큰 감흥은 없는데 제보자란 뭔가 비리가 있을 거 같으니 수사를 해달라는 거잖아"라며 "그래서 너네도 공수처로 넘긴다고 했고? 1차 서류 접수 충족됐다고 연락 왔었고. 물증을 제시하지 못 했다고? 내가 수사권이 없으니 공수처에 넘겨 증거를 찾아달라는 수사를 요청하는 거지"라고 주장했다.

특히 B씨는 첼리스트 A씨와 그의 법률대리인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OO(첼리스트 A씨) 변호사가 날 폭행 및 스토킹남으로 몰았던데…그녀가 그리 얘기할 리는 없고 그리고 원래 있던 변호사가 갑자기 교체되고 왜 이 O이 선임된 거야. 그것도 듣보잡 파산 전문 변호사가"라며 "인터뷰도 언론에 자기가 먼저 하자고 한 거임. 아래 보이니? 52통. 내가 개OO이면 이리 전화를 해대?"라고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그러니 꼴페미들하고 그녀 트위터 친구들 몰려다니면 누구한테 무슨 얘기를 들었는지 나 공격하는데 너네가 아는 거 전혀 사실 아니라고"라며 "그리고 통화 녹취 몰랐고 제보할 줄 몰랐다고 계속 주장하는데 자동 녹취 기능 이미 다 알고 있고 먼저 제보하지고 한 건 그녀였다고 몇 번을 말해. 그러니 진상 짓 그만해"라고도 했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른바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지난 23일 첼리스트 A씨를 조사하면서 "전 남자친구를 속이려고 거짓말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또 A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A씨가 술자리가 있었다는 날 자정을 넘긴 시각에 강남구 청담동의 해당 술집에 없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아울러 A씨가 그 시각에 함께 있었던 사람도 파악했다.

경찰은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등 의혹에 등장하는 이들에 대한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위치정보를 분석한 결과 술자리가 있었다는 시간대에 해당 술집에 없었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 밖에도 이 술집과 A씨의 전 동거인 B씨의 집을 방문해 조사한 내용 등을 토대로 술자리 의혹을 사실상 '허위'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정리된 만큼 허위사실이 유포된 경로와 김 의원의 녹음 파일 입수 과정 등을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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