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서훈, 보복수사로 구속…‘선제타격론’ 전쟁광만 날뛸 것”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더불어민주당 대변인 김의겸 의원은 4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의혹으로 구속된 데 대해 "서 전 실장은 국정원에서 30년간 대북 업무를 담당한 최고의 안보 전문가인데 검찰의 보복수사로 구속됐다"고 비판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선제타격론’에 장단을 맞춰 전쟁광들만이 날뛸 게 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 전 실장 구속에 관해 비판 입장을 낸 것과 궤를 같이하는 입장을 주장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힌 것은 한 개인에 대한 걱정 때문만은 아니다"며 "한반도에 길게 드리워지고 있는 먹구름이 불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이태원 압사 참사에 관한 정부의 책임을 빗대 서 전 실장의 구속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우리 공무원을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했다’며 권력기관을 총동원해 칼춤을 추고 있지만, 먼 북한 바다가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158명의 젊은이가 참사를 당한 것에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있다"며 "인권을 떠들어 대는 그 입이 부끄럽지 않나"라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서훈 (전) 실장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모든 대북협상에 참여한 최고의 북한전문가, 전략가, 협상가"라며 "서훈처럼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은 다시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서 전 실장에 대해 "한미 간에도 최상의 정보협력관계를 구축해, 미국과 긴밀한 공조로 문재인 정부 초기의 북핵 미사일위기를 넘고 평화올림픽과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끌어 내면서 평화의 대전환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하며 "그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3일 새벽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로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서 전 실장에 대해 "범죄의 중대성과 피의자의 지위, 관련자들과의 관계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서 전 실장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심사 바로 전날인 지난 1일 ‘복심’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서 전 실장 등 ‘서해 공무원 사건’ 은폐 의혹에 연루된 문재인 정부 고위 안보라인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 전 실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이튿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쯤 열린 관계 장관회의에서 피격 사실을 은폐하기로 하고 관계부처에 관련 첩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또 피격 사건 발생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이 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속단해 국방부·국가정보원·해양경찰청 등 관계기관의 보고서나 보도자료에 허위 내용을 쓰게 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도 혐의에 포함됐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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