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야구, 흔들리지 않는다” KIA 단장 아들과 다르다…진짜 KBO판 오타니가 이렇게 자란다[MD스코츠데일]

[마이데일리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김진성 기자] “내가 하는 야구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한다.”

키움에 이도류를 시도하는 선수는 장재영과 김건희 등 두 명이다. 그런데 장재영과 김건희의 접근법이 정반대다. 장재영은 투수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타자를 다시 경험하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접근 중이다. 타자로서 자신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 투수를 상대해보며 자신감을 갖는 시간이다.

그러나 신인 김건희는 ‘진짜’ 이도류를 준비 중이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키움의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만난 김건희는 “내가 하는 야구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했다.

원주고 시절에도 포수와 투수를 겸했다. 프로 지명 이후에는 포수는 사실상 손을 놓고 투수와 1루수로 준비하고 있다. 투수로서 강한 어깨라는 장점을 활용하기로 했고, 1루수로서 좋은 운동능력을 보여주려고 한다.

김건희는 이틀간 타자 훈련을 하면 나머지 하루는 투수 훈련을 하고 하루를 쉬는 일정으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 마무리훈련 당시부터 웨이트트레이닝부터 새롭게 배웠다. 홍원기 감독은 김건희가 마무리훈련 때보다 힘이 더 좋아진 것 같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김건희는 “고교 시절엔 웨이트트레이닝에 신경을 안 썼다.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몸에 좋은 걸 먹으면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라고 했다. 자신의 일상에 대해선 “워밍업을 한 뒤 캐치볼, 1루 수비 필딩, 타격 훈련을 이어간다. 남들보다는 확실히 바쁘다”라고 했다.

포수에 대한 미련은 버렸다. “투수와 1루수에 집중하려고 한다. 타격을 할 때 힘을 쓰는 것만큼은 자신 있다. 수비는 채종국 코치님으로부터 배우고 있다. 1루수를 해보지 않았는데, 기본기를 강조한다. 투수로는 안우진 선배님의 공을 보고 싶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했다.

김건희의 이도류가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다. 키움은 공식적으로 김건희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팀 입장에선 이도류를 시키려면 선발투수를 맡기는 게 관리가 편하다. 그러나 김건희는 고교 시절 선발투수 경험이 많지 않다. 본인도 “중간, 마무리로 1이닝을 던지고 싶다. 선발투수로는 준비과정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라고 했다.

일각에선 하나라도 제대로 하고 이도류를 시도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러나 김건희는 “남들보다 훈련량이 두 배 지만, 하다 보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포지션을 맡다 보면 야구에 눈을 뜬다고 하지 않나. 오타니처럼 시도할 것이다. 고교 시절보다 마인드가 성장했다. 내가 하는 야구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했다.

롤모델은 타자 강백호(KT), 투수 정민철(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꼽았다. 힘들지만, 김건희는 포기할 생각이 없다. 본인도 구단도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밀어붙이고 보기로 했다. 그는 “시도하고 도전하는 이 단계가 좋다”라고 했다.

[김건희. 사진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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