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 신고 투구까지…” 한화가 이 넓은 공간을? 귀인은 가까이에 있다[MD메사]

[마이데일리 = 메사(미국 애리조나주) 김진성 기자] “스파이크 신고 투구까지…”

미국 애리조나 메사에 위치한 벨뱅크 파크는 2022년 1월 7일 개장한 스포츠 전용 컴플렉스로는 미국 최대 규모로 꼽히는 신축 시설이다. 130㏊의 부지에 5000석 규모의 야외경기장, 2800석 규모의 실내경기장을 포함해 8면의 야구, 소프트볼 구장 외에도 35면의 축구장, 57면의 실내 배구장, 20면의 실내 농구장, 12면의 비치발리볼 코트, 체조센터, 댄스 스튜디오, 치어센터 등 지역 주민부터 각종 아마추어 스포츠 선수들을 위한 시설을 갖췄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계획한 다수의 구단들이 이 곳과의 계약을 염두에 두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한화가 발빠른 대처로 최종 계약 구단으로 결정됐다. 5일(이하 한국시각) 한화에 따르면, 이같은 결과는 운영팀 구현준 과장의 빠른 판단력이 이끌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 과장은 2020년 한화의 애리조나 캠프 당시 좋은 기후환경에 비해 프로야구단이 사용하기에 다소 부족했던 구장 환경으로 캠프지 변경을 계획했다. 당시 TV, 신문, 인터넷 뉴스를 통해 메사 지역에 이 시설 신축 소식을 접했다. 수소문 끝에 담당자를 찾아냈고, 즉시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해 우선 협상자 위치를 선점했고, 신축과 동시에 사용 가능하도록 조율을 마쳤다.

위기도 있었다.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해외 캠프가 막히며 구장 사용이 불투명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 과장은 해당 시설 담당자들과 꾸준히 관계를 이어가며 연결고리를 유지했고, 해외 캠프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2022년 2차례에 걸친 사전 답사 및 꾸준한 협상을 통해 결국 해당 시설에 스프링캠프를 차리게 됐다.

특히 지난해 8월 손혁 단장(당시 전력강화 코디네이터)와 진행한 2차 답사에서는 손 단장이 직접 모든 시설을 둘러보며 미흡한 부분을 찾아 보완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실제 인조잔디로 이뤄진 구장과 불펜이 프로야구 구단의 스프링캠프지로 사용되는 데 다소 미흡하다는 점이 부각됐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구단은 미국 MLB 구단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플로리다 말린스의 구장 관리 전문가를 섭외해 불펜 마운드를 프로구단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강했다.

이같은 과정에는 벨뱅크파크 측의 양보와 협조도 있었다. 벨뱅크파크 측은 자체 운영되는 식음매장 외에 외부 음식이 반입되지 않는 원칙을 일부 변경해 선수단 한식 제공을 위한 케이터링 업체 출장을 가능하도록 양보해줬고, 불펜 보강을 위한 시설 변경 관련 행정 처리도 한국에 위치한 구단을 대신해 모두 해결해줬다.

무엇보다 선수단이 타 이용객들과 겹치지 않고 웨이트 트레이닝실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단 전용 사용 시간을 설정해주면서, 한화 선수들의 웨이트 트레이닝의 효율성과 집중력을 높일 수 있게 해줬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만족한다. 수베로 감독은 현장 답사 과정에서 "모든 시설이 정말 완벽에 가깝게 구성돼 있고, 무엇보다 회복훈련이나 부상 재활 훈련에 필요한 별도의 트레이닝 공간이 마련된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라고 했다.

또 오전 8시에 훈련장으로 떠나는 야수와 달리 오전 9시에 훈련을 시작하는 투수들도 완벽한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을 모두 활용하기 위해 야수들과 함께 훈련장에 나와 개별 훈련을 진행하는 모습도 보인다.

구현준 과장은 "계약 과정까지 많은 경쟁도 있었고, 프로 구단이 사용하기에 미흡한 부분도 있어서 계약을 망설였는데 2차 답사에서 보완점을 찾기 위해 직접 스파이크를 신고 투구를 하며 시설을 점검해주신 단장님의 도움으로 프로야구 선수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시설로 보강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구 과장은 "애리조나의 훌륭한 기후환경에 더할 나위 없이 다양한 시설을 갖춘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훈련을 할 수 있게 돼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만족하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 나 혼자의 힘이 아니라 모두 함께 완벽한 캠프를 치르기 위해 노력한 만큼, 모든 선수들이 캠프를 완주해 좋은 성적을 거둬준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라고 했다.

물론 휴일에는 지역민 활용으로 벨뱅크파크 구장 사용 어려움에 대비해 2차례 밀워키 브루어스와 접촉, 구장 사용을 협의했다. 때문에 한화는 5일과 11일 훈련을 밀워키 홈구장에서 진행한다.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벨뱅크파크. 사진 = 메사(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g한화 이글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