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피 흘러" '어울림픽' 션→이엘리야, 장애 선수들에 배운 '의지+감동'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어울림픽'이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펼치는 스포츠 대축제장을 만들었다.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KBS 1TV 2부작 스포츠 예능 '즐거운 챔피언 시즌3 <어울림픽>'(이하 '어울림픽')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손성권 PD, 션, 이엘리야, 서지석, 박재민이 참석했다.

'어울림픽'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팀을 이뤄 전국대회를 나가는 과정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방법을 자연스레 깨닫게 되는 KBS가 만드는 가장 큰 의미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총상금 5,500만 원을 걸고 육상, 양궁, 농구 등 경기를 한다.

이날 손성권 PD는 "장애인 선수라고 하면 무의식적으로 편견이 있다. 우리가 장애인을 도와줘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분들에게 저희들이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 분야의 전문성을 갖게 된 분들이 비장애인 분들을 도와준다. 얼마나 많은 노력이 축적됐겠냐. 얕게나마 배울 수 있었던 걸 시청자 분들에게도 전하고 싶다"고 취지를 밝혔다.

육상은 시각장애와 청각장애, 지체장애, 지적장애 등 각기 다른 장애를 갖고 있는 선수가 200m X 4 릴레이 경기로 진행되며, 가수 션은 시각 장애 선수 가이드로 출전한다.

션은 "시각 장애인 가이드러너로서 끈을 같이 들고 했다"며 "가장 중요한 게 호흡인데 그걸 맞춰 가는 과정이 실려있어서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장거리 러닝을 많이 하는 션은 출연 계기를 묻자 "제작진 측에서 단거리도 잘 달린다고 생각하셨나 보다. 단거리는 주종목이 아니라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워낙 이색적이기도 하고 가장 중요한 게 호흡이라 그게 끌림으로 다가왔다"며 "그 전에도 장거리로 가이드러너를 한 적이 있다. 단거리에선 어떨까 궁금증이 컸다"고 했다.

그러면서 "막상 해보니 힘들더라. 저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장애인 선수들이 저보다 200m는 더 빠르더라. 장애가 있고 없고를 떠나 얼마나 의지가 있느냐에 따라 운동은 충분히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뜻깊은 시간이었다"라고 미소지었다.

양궁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 선수와 스탠딩 부문의 연예인이 한 팀을 이뤄 출전하며, 배우 이엘리야가 함께 나선다. 이엘리야는 영화 '너의 여자친구'에서 장애인 양궁 선수 역을 맡아 연기한 바 있다.

이엘리야는 "2019년도에 개봉한 영화에서 장애인 양궁 선수 연기를 했다. 그걸 보시고 저에게 섭외 제안을 해주셨다. 장애인, 비장애인이라는 게 운동에 있어서 크게 영향이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내 인생에 다시 올 수 있을까 했다. 이 기회를 잡고 최선을 다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설렘을 갖고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혼성으로 경기에 임했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의미 있었고 감사했다"라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하루에 100발을 목표로 했다"는 이엘리야는 "짧은 시간이었다 보니 안 쓰던 근육들을 써야 하는 지점들이 있었다. 부상이라기보다 대회 전까지 계속 근육통에 시달렸다. 어깨가 계속 무거웠다. '부상인가 뭐지 다 겪는건가' 생각하고 지냈다"고 부상 관련 질문에 답했다. 이어 "잘못 활을 쐈을 때 멍이 많이 들었다. 그 멍을 보면서 빨리 잘해야겠다 생각했다.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배우 서지석, 박재민은 농구 경기에 출전한다. 농구는 3X3 휠체어 농구로 진행되며 팀은 장애인 2인에 비장애인 2인으로 구성된다.

박재민은 출연 계기에 대해 "대학 때 체육을 전공했고, 석박사도 체육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스포츠인이었다. 운동선수 출신으로 자부심이 있다. 스포츠는 다 똑같다고 느낀다.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었던 영역이었다. 신체 능력보다 더 중요한 건 의지와 노력, 끈기였다. 그걸 배우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서지석은 "장애인 스포츠를 볼 때마다 직접 경험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 좋은 기회가 와서 직접 경험 해보고 싶었다. 작게나마 이해할 수 있던 부분이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서지석은 연극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휠체어를 타는 연기를 했다며 "휠체어가 굉장히 익숙했다. 연극에서 다섯 달을 휠체어를 타면서 연기를 했다. 익숙한 상태에서 휠체어 농구에 도전했는데, 평상시 이동수단으로 타는 휠체어랑 다르더라. 엄청 예민하고 민감한 휠체어라 쉽게 컨트롤 할 수 없었다. 멘붕 아닌 멘붕을 겪었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이후 각자 장애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느낀 점을 밝혔다. 션은 "팀워크가 참 좋았다. 전혀 다른 영역에서 있던 분들인데, 의지와 집중력이 상당히 좋았다. 긴 시간도 아니었고 그렇게 많이 만나지도 못했음에도 한 팀으로 호흡을 맞췄고 처음 뛰었을 때보다 실제 경기 때 훨씬 더 잘 했다. 감동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엘리야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라는 틀은 있었지만 전혀 그런 게 느껴지 않았다. 더 친절하고 다정하고 멋진 사람과 운동할 수 있었다는 게 감사한 시간이었다. 양궁 선수 분들의 장점은 딱 하나를 꼽을 수 없을 정도"라고 이야기했다.

박재민은 "2개의 특징이 있었다. 장비를 정말 잘 쓰시더라. 휠체어가 공격 수단이었다. 휠체어의 기술이 좋은 걸 보면서 우리의 발 이상의 의미가 있겠구나 했다. 고난도 기술을 느꼈다"며 "패럴림픽 선수들이 후천적 선수들도 많다. 중도 장애를 겪으시면 심리적으로 위축이 될 수밖에 없는데, 그걸 극복하고 운동선수를 하고 계셔서 성격이 긍정적이시더라. 내가 그런 상황이었으면 과연 극복할 수 있었을까 싶었다"고 긍정을 배웠다고 고백했다.

서지석은 "장애인 선수들은 조금 더 뜨거운 피가 흐르지 않나 싶다"고 첨언했다.

특히 션은 "그 분들의 노력, 장애를 극복하고 그 이상의 노력으로 스포츠를 해내고 계신데, 그걸 보면서 더 노력해야겠구나 했다. 어떤 일이건 더 노력하면서 살아가야 되겠다 하는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시즌4엔 어떤 종목을 했으면 좋겠냐 묻자 "철인 3종을 추천했다. 안타깝게도 제 주위에는 철인3종을 하는 사람이 저밖에 없다. '릴레이라도 해볼래?' 하면서 살짝씩 권유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오는 4일과 11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박서연 기자 lichts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