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 시청자, “‘몹쓸 유전병 크론병’ 삭제하라” 요구 한달째ing[MD이슈]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크론병을 ‘몹쓸 유전병’으로 묘사한 해당 방송분량을 삭제하라는 시청자의 요구가 한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2일 ‘닥터 차정숙’ 시청자 게시판에는 “7화 크론병 관련하여 정정·삭제는 언제 하시나요?” “JTBC 방송국은 직원들 인간성 교육부터 해야겠네요” “크론병 환우들 가슴에 대못질하고도 밥이 넘어가십니까?” 등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의 항의는 지난 5월 6일 7화 방송 이후부터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수정이나 삭제는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닥터 차정숙' 측은 마이데일리에 "확인중"이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6일 방송된 '닥터 차정숙' 7회에서는 크론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항문 복원 수술 실패 후 삶을 비관해 유서를 쓰고 옥상에 올라가는 상황이 그려졌다. 그에 앞서서는 환자를 향해 "어떻게 이런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을 할 수 있나", "이 병 유전도 된다면서"라고 독설을 퍼붓는 가족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 이튿날 시청자 게시판에는 “아픈 거 극복하려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드라마 보고 모든게 무너진 기분입니다. 죽고 싶네요” “크론병 환우 본인 가족은 이런 쓰레기 같은 드라마에 지옥에 살고 있습니다” “환자들 인생 망치고 싶어서 작정했나요?” 등의 항의가 빗발쳤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닥터 차정숙' 7회 방송분과 관련해 지난달 9일까지 총 43건의 민원이 접수돼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난이 가중되자 '닥터 차정숙' 측은 지난달 10일 "‘닥터 차정숙’에 애정을 갖고 시청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지난 5월 6일 7화에서 방송된 특정 질환 에피소드로 환자 분들과 가족 분들께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해당 에피소드는 크론병 증세 중에서도 중증도 만성합병증을 가진 환자의 특정 케이스를 다루려 한 것이나, 내용 전개 과정에서 일반적인 크론병 사례가 아니라는 설명이 미흡하였습니다"며 "의학 전문지식이 없는 등장인물이 환자를 몰아세울 의도로 발언한 대사가 특정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였습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투병 중인 환자 분들의 고통과 우울감을 가볍게 다루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말씀드리며, 드라마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주의하여 제작하겠습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크론병은 입에서부터 항문에 이르는 모든 소화관에 만성 염증이 일어난 상태를 말한다.증상이 심한 소수의 환자를 제외하면 꾸준히 치료받을 경우 일상생활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크론병은 과거 가수 윤종신과 코미디언 출신 가수 영기 등 연예인들이 앓고 있다고 고백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사진 = JTBC, 시청자 게시판]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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