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안 한’ LG 19세 포수의 깜짝 눈도장…혹시 아나, 제2의 박동원이 될지[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기대를 하는 게 아니다.”

LG가 2023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로 선발한 청소년대표팀 출신 포수 김범석. 고교 시절부터 공격형 포수로 대성할 자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염경엽 감독은 넥센, SK 시절에 이어 LG에서도 유망주들의 일명 ‘메이저 투어’를 실시한다. 유망주들이 1군에서 경기를 뛰지 않아도 훈련하고 배우는 것만으로 동기부여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된다는 지론. 김범석은 당연히 대상자였다.

심지어 염경엽 감독은 지난주에 김범석을 1군에 넣어버렸다. 간혹 3일 잠실 LG전서 두 타석을 소화했고, 급기야 6일 고척 키움전서는 9번 지명타자로 데뷔 첫 선발 출전까지 했다. 물론 염 감독은 당장 김범석에게 뭔가 바라는 건 1도 없다고 했다.

경험이고 과정이자 배려라는 의미. 그런데 그런 유망주가 출루도 하고 타점도 뽑아냈다면? LG로선 슬며시 미소를 지을 일이다. 비록 데뷔 첫 안타를 터트리지는 못했지만, 김범석은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다.

김범석은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키움 에릭 요키시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놀라워했다. “타자들에겐 요키시는 공이 아예 안 보이는 투수(디셉션이 너무나도 좋다)다. 그런 투수를 상대로 신인이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낸다? 대단하다”라고 했다.

끝이 아니었다. 김범석은 4회 1사 1,3루 찬스서 요키시의 커브를 공략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뽑아냈다. 요키시의 커브에 타이밍을 잘 늦춰서 공략했다. 타구가 꽤 멀리 날아갔다. 키움 중견수 이정후가 하마터면 처리하지 못할 뻔했다.

이후 김범석은 삼진과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염 감독의 ‘기대 안 한다’ 발언과 달리 앞으로 기대할 수밖에 없는 활약을 펼쳤다. 공교롭게도 이날 키움의 선발포수도 김범석과 함께 고교 시절 최고 포수로 불린 김동헌이었다. 이날 고척스카이돔은 한국야구 안방의 미래들이 잠재력을 발휘한 무대였다.

[김범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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