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일본 소도시 ‘사가’②] 공중 녹차 정원에서 즐기는 우레시노 차(茶)체험 ‘티투어리즘’

일본 규슈 하면 후쿠오카나 벳푸, 나가사키 정도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후쿠오카와 나가사키 사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도시 '사가현'이 있다. 현해탄, 아리아케 해와 인접해 있어 싱싱하고 맛있는 해산물을 맛볼 수 있고, 깨끗한 물이 흘러 사케와 차(茶)가 맛있다. 어디 이뿐인가, 한반도 역사와 관계가 깊은 곳들과 일본 여행의 정수, 고급 료칸에 바다, 하늘, 나무 등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자연 경관은 덤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담스럽게 담긴 '과일 바구니' 같은 곳이 바로 ‘사가’이다.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사가'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편집자주]

사가현 우레시노의 녹차밭 풍경. 파란 하늘과 초록의 대비가 아름답다 / 천주영 기자
사가현 우레시노의 녹차밭 풍경. 파란 하늘과 초록의 대비가 아름답다 / 천주영 기자

[마이데일리=일본 사가 천주영 기자] 사가의 우레시노는 온천과 함께 기억해야 할 것이 바로 ‘녹차’다. 우레시노에서는 500년이란 역사를 가진 우레시노의 차를 경험해 볼 수 있는 ‘티투어리즘(Tea tourism)’을 진행하고 있다. 티투어리즘은 ‘한 잔의 차를 마시기 위해 우레시노를 찾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한 것으로 마치 ‘공중 녹차 정원’ 같은 곳에 평상을 펼쳐 두고 진행한다.

녹차 밭 아래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진행하는 티투어리즘 / 사가현
녹차 밭 아래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진행하는 티투어리즘 / 사가현
우레시노와 녹차에 대한 연수를 거친  컨시어지가  차(茶) 체험에 대한 설명과 진행을 담당한다 / 사가현
우레시노와 녹차에 대한 연수를 거친  컨시어지가  차(茶) 체험에 대한 설명과 진행을 담당한다 / 사가현

필자가 체험해 본 티투어리즘에서는 이 지역에서 유명한 히젠 요시다야키(도자기)로 만든 다기와 세 종류의 차와 두 종류의 디저트를 맛볼 수 있었다. 특히 이날은 날씨가 너무 좋아 선명한 초록과 하늘빛의 대비가 차 맛을 더욱 좋게 하는 듯했다.

1. 오쿠유타카(おくゆたか)

녹차 전체에서 야부키타 품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70% 이상인데, 오쿠유타카 품종은 많이 보급되지 않은 희소성 있는 품종이라고 한다. 물의 온도를 60~70도까지 떨어뜨려서 떫은맛은 없애고, 찻잎을 쪄서 만들어 오쿠유타카 품종이 가진 특유의 단맛과 감칠맛이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입안을 휘감는 깔끔하고 은은한 단맛이 인상적이었다 / 천주영 기자
입안을 휘감는 깔끔하고 은은한 단맛이 인상적이었다 / 천주영 기자

2. 아오호지차(青ほうじ茶)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갈색빛을 띈 호지차가 아니다. 푸르다는 뜻을 가진 단어 ‘아오’가 붙은 것에서 알 수 있듯 초록빛을 띈 호지차다. 앞서 마신 오쿠유타카보다는 깊고 일반 호지차보다는 깔끔하고 산뜻한 맛이 특징이다. 특히 ‘티투어리즘’ 만을 위해서 특별하게 만들어진 차이기 때문에 이 체험이 아니면 맛볼 수 없다.

아오호지차와 함께 곁들여 나온 디저트는 술찌끼로 만든 쇼콜라 케이크였다. 고소하면서도 살짝 떫은 맛이 느껴지는 아오호지차와 달콤함으로 시작해 코와 입 끝에 스치듯 사라지는 술찌끼의 향이 차 맛을 돋운다.

아오호지차+쇼콜라 케이크로 구성된 ‘다나카 세트’. 아오호지차를 만든 다나카 히로시 씨는 겨울에는 양조장에서 일하는데 그 양조장에서 나온 술찌끼를 이용해 쇼콜라 케이크를 만든다고 한다 / 천주영 기자
아오호지차+쇼콜라 케이크로 구성된 ‘다나카 세트’. 아오호지차를 만든 다나카 히로시 씨는 겨울에는 양조장에서 일하는데 그 양조장에서 나온 술찌끼를 이용해 쇼콜라 케이크를 만든다고 한다 / 천주영 기자

3. 레몬그라스 녹차(レモングラス緑茶)

마츠다 지로 씨가 운영하는 차야지로(CHAYA JIRO)의 블렌딩 차로 녹차에 레몬그라스 향을 가미했다. 향을 가미한 차이기 때문에 차의 향긋함을 머금을 수 있는 와인글라스와 같은 찻잔에 내어준다. 이와 함께 나온 과자는 ‘안데샌드’라고 하는 과자다. 역시 이 티투어리즘을 위해 개발된 디저트로 짭조름한 비스킷 안에 단맛이 나는 팥앙금을 넣어 ‘단짠’의 정석을 보여준다. 안데샌드 한 입을 먹고 난 뒤 이 차를 마시면 입안에는 향긋함과 깔끔함만이 남는다.

'단짠'의 정석 안데샌드와 향긋한 레몬그라스 녹차는 최고의 조합이었다 / 천주영 기자
'단짠'의 정석 안데샌드와 향긋한 레몬그라스 녹차는 최고의 조합이었다 / 천주영 기자

산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마치, 공중 녹차 정원 같은 곳에서 최상의 차를 맛보고 나면 몸과 마음의 긴장과 불안이 사라지는 듯하다.

100%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는 티투어리즘은 체험 장소 이동 시간까지 포함하여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그때그때 맛볼 수 있는 차의 종류도 다르며, 특히 야외에서 진행하는 체험인 만큼 날씨가 좋지 않은 경우는 실내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제안을 하고 있다고 한다.

천주영 기자 young199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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