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징검다리 역할이다.”
삼성 라이온즈 레전드 클로저 오승환(42)에게 앞으로 세이브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을 듯하다. 2024시즌까지 KBO리그 통산 427세이브, 일본프로야구 통산 80세이브, 메이저리그 통산 42세이브다.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 한미일 통산 600세이브까지 51세이브 남았다.
오승환은 올해로 43세다. 최근 몇 년간 부침이 있어도 극복해왔지만, 작년엔 후반기에 에너지레벨이 많이 떨어지면서 마무리 보직을 공식적으로 내려놨다. 급기야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못 들어갔다. 사실 나이가 나이인만큼, 마무리 보직을 유지하더라도 한미일 통산 600세이브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서 박진만 감독이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혔다. 15일 시범경기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오승환은 올해 징검다리 역할”이라고 했다. 선발투수와 필승계투조를 이어주는 역할이라는 얘기다. 6회에도 나갈 수 있고, 7회에도 나갈 수 있다. 상황에 따라 5회에도 나갈 수 있다.
전천후라고 봐야 한다. 박진만 감독은 “8~9회까지는 아니다. 컨디션을 보겠지만, 시즌 초반엔 징검다리 역할이다. 선발이 내려갔을 때 그 이닝을 끝내줘야 하는 상황 등등. 웬만하면 7회 이전에 쓰려고 한다”라고 했다.
물론 박진만 감독은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가 있으면 그 선수 역할을 해줄 수도 있다”라고 했다. 7~9회 등판을 아예 불가능하다고 못 박은 건 아니다. 연장서 불펜투수가 별로 없거나, 기존 필승계투조 멤버들이 휴식을 취해야 할 때 등등. 이제 오승환은 과거 마무리 시절처럼 철저하게 세이브 상황에만 나가지 않는다. 컨디션 관리는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랴. 이게 현실이다. 최정상에 섰던 레전드라고 해도 내려오는 시점이 있다. 오승환은 작년 후반기부터 그걸 겪고 있다. 15일 경기서도 오승환은 9회가 아닌 1-4로 뒤진 7회말에 선발 김대호, 이호성, 육선엽에 이어 네 번째 투수로 나갔다. 예전이라면 스파이크 끈조차 안 묶어도 됐을 상황이다.
그래도 익숙해져야 한다. 오승환은 한준수를 초구 143km 포심으로 좌익수 뜬공, 서건창을 공 2개로 역시 좌익수 뜬공, 변우혁에겐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어 공 4개로 1루수 뜬공을 유도했다. 단 7개의 공으로 1이닝을 막고 8회말 시작과 함께 김태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삼성 팬들도, 야구 팬들도 어딘가 모르게 익숙지 않은 이런 모습에, 이제 익숙해져야 한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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