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안타가 홈런' 황재균의 짜릿했던 메이저리그 데뷔전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황재균이 짜릿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황재균은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서 5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결승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생애 첫 빅리그 무대서 첫 안타를 결승홈런으로 장식한 그였다.

황재균의 빅리그 승격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지난 1월 스플릿 계약을 맺은 그는 시범경기서 타율 .333(48타수 16안타) 5홈런 15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마이너리그 새크라멘토 리버캣츠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마이너리그 경기력도 괜찮았다. 꾸준한 출전 속에 68경기 타율 .287(254타수 73안타) 7홈런 44타점을 기록한 것. 그러나 번번이 경쟁에서 밀리며 동료들의 콜업을 지켜봐야했다.

황재균은 27일 현지 언론을 통해 오는 7월 2일까지 빅리그 승격이 없을 시 옵트아웃을 실행해 새 둥지를 찾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28일 내야수 코너 길라스피의 허리 통증이 재발했고,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마침내 황재균을 메이저리그로 불러들였다. 역대 21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된 순간이었다. 야수로는 7번째. 보치 감독은 이날 일찌감치 황재균을 콜업과 함께 선발 3루수로 기용한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마이너리그에서의 오랜 기다림은 데뷔전 결승홈런이라는 달콤한 결실로 이어졌다. 데뷔 첫 타석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난 황재균은 0-2로 끌려가던 3회말 1사 1, 3루서 투수 앞 강한 땅볼 타구로 빅리그 첫 타점을 신고했다. 데뷔전서 타점을 올린 역대 1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된 순간.

그리고 3-3 동점이던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마침내 알을 깨고 나왔다. 황재균은 볼 2개를 골라낸 뒤 3구째 90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제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비거리는 135m. 황재균은 감격의 메이저리그 데뷔전 첫 안타를 첫 홈런으로 장식했다.

통상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선 첫 홈런을 친 선수를 이른바 '침묵 세리머니'로 맞이하지만, 샌프란시스코 더그아웃도 극적인 순간에 터진 황재균의 데뷔 첫 홈런에 감격한 나머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황재균의 결승홈런에 힘입어 콜로라도를 5-3으로 꺾고 시리즈 스윕에 성공했다. 황재균의 짜릿했던 빅리그 데뷔전이었다.

[황재균. 사진 = AFPBBNEWS]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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