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원의 프리즘] '미투' 최일화·'마약논란' 정석원, 어쩔 수 없다지만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제작진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배우들의 개인적인 논란들은 이미 만들어놓은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드라마의 경우, 미투 논란의 시작이었던 조재현이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 죽는 설정으로 중도 하차를 했다지만 영화라면 복잡해진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은 그런 점에서 선택과 집중을 잘 한 케이스였다. '신과함께-죄와 벌'에 출연해 2편 '인과 연'에서도 출연을 예고했던 배우 오달수와 최일화는 모든 분량이 삭제됐다. 배우 김명곤과 조한철이 새롭게 투입돼 재촬영을 했고 김용화 감독은 덱스터의 CG 기술을 통해 마치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것처럼 제대로 편집에 성공했다.

'작품'이라하면 창작 활동을 통해 얻어지는 최선의 결과물인데, 결과론적으로 상업영화라면 대중의 심판대에 올라 여러 평가를 받게 되기 마련이다. 제작진들은 논란을 최소화하고 작품 자체로 온전히 평가받기를 바란다. 하지만 최근 개봉을 앞두고, 언론시사회를 통해 선보인 영화 '어쩌다, 결혼'과 '자전차왕 엄복동'에서는 작품을 온전히 즐길 수 없는 논란의 배우들이 출연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영화 '어쩌다, 결혼'에서는 앞서도 거론했던 성추행 논란의 이른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의 가해자로 알려져 논란이 된 최일화가 출연한다. 최일화는 극 중 주인공 김동욱의 아버지 역으로 출연하는데, 꽤 많은 분량을 소화하고 로맨스 코미디의 설정상 웃음까지 담당하는 캐릭터로 분한다. 마냥 즐겁게 웃을 수만은 없는 배우 최일화의 모습에 반감되는 재미는 당연지사다.

시사회 이후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 측은 최일화의 출연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촬영 시기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함이었다. 제작사 측은 "'어쩌다, 결혼'은 2017년 9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촬영된 저예산 영화다"라며 촬영이 끝난 이후 최일화의 '미투'가 터졌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라고 고백했다.

'어쩌다, 결혼'은 신인 감독과 신인 배우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로서 배우 정우성, 이정재, 염정아, 조우진 등 다양한 배우들이 뜻을 모아 재능기부 형태로 출연했다. 최일화의 논란은 영화 자체에 재를 뿌린 셈이다.

그런가하면 배우 이범수의 첫 제작 영화인 '자전차왕 엄복동'(감독 김유성 배급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은 배우 정석원의 마약 논란으로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석원에게 일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정석원은 영화 속에서 중후반부에 출연하지만 그만큼 극의 긴장감을 최대치로 높이는 캐릭터인 일본인 카츠라 역에 분했다.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마약 논란의 여운이 스크린에도 묻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배우가 투척한 논란 덩어리를 제작진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다. 관객들은 이 작품을 볼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는 과정에서 배우들의 면면을 보는데, 일부 배우들의 논란으로 작품 전체를 선택하는 기회가 적어지는 것은 아닐지 염려되는 부분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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