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즈 2번도 괜찮네, 키움이 찾은 새 득점 루트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제리 샌즈가 2번으로 가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23일 고척 KIA전에 앞서 대폭 변화된 선발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전날 대타 동점 솔로홈런의 주인공 송성문의 선발 복귀도 있었지만 가장 눈에 띈 건 클린업트리오만 책임지던 샌즈의 키움 입단 후 첫 2번 출전이었다. 이는 기존 2번 김하성이 체력 안배 차 5번으로 이동하며 생긴 변화였다. 장 감독은 “2번이 워낙 바쁜 자리다. 체력적 소모가 커 샌즈를 2번, 김하성을 5번에 넣어봤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평소 샌즈의 야구 센스를 높이 평가한다. 샌즈를 어느 타순, 어느 포지션에 갖다 놔도 원래 자신의 타순, 수비 위치였던 것처럼 플레이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샌즈는 올 시즌 116경기 타율 .317 26홈런 102타점 장타율 .582의 폭발력 있는 타격을 펼치고 있지만 출루율도 .404로 상당히 높다. 리그 전체 4위다. 또한 삼진을 82차례 당한 반면 볼넷도 리그서 4번째로 많은 61개를 골라냈다.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이 모두 잘 어울리는 기록이었다.

기록이 말해주듯 이날 샌즈는 2번으로 이동해서도 제 역할을 해냈다. 1회 1사 후 등장한 그는 조 윌랜드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내며 첫 타석부터 출루에 성공했다. 이후 이정후의 안타, 박병호의 볼넷으로 만루가 됐고 5번 김하성이 중견수 앞으로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2번이 밥상을 차리고 5번이 그것을 떠먹는 이상적인 득점 루트였다.

3회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초구를 때려 좌중간으로 향하는 2루타를 쳤다. 이후 이정후의 1루수 땅볼 때 3루로 이동한 뒤 박병호의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며 격차를 더욱 벌렸다. 샌즈의 초반 두 차례 타석은 이날 승기를 잡는 귀중한 출루로 이어졌다. 장 감독의 말대로 적응력이 뛰어난 샌즈가 2번서도 제 몫을 해내며 키움이 공격 옵션을 하나 더 추가했다.

[제리 샌즈.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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