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심이 밝힌 #'빛나는 순간' #지현우와 멜로 연기 #강호동 루머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고두심(70)이 33살 연하 배우 지현우(36)와의 멜로 호흡, '국민 엄마' 수식어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고두심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해 영화 '빛나는 순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빛나는 순간'은 제주 해녀 진옥(고두심)과 그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PD 경훈(지현우)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올드 랭 사인'(2007), '알이씨'(2011), '연지'(2016)에서 우리 사회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담아낸 소준문 감독의 신작이다.

고두심은 '바다에서 숨 오래 참기'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이름난 해녀 진옥 역을 맡았다. 진옥은 서울에서 내려온 다큐멘터리 PD 경훈을 만나 잊고 있었던 감정을 하나둘 마주하게 되고 나이와 직업, 지역 차이를 뛰어넘는 교감을 나눈다.

실제 제주 출신인 고두심은 진옥 캐릭터를 위해 어린 시절 해녀 삼춘과 함께했던 기억을 되살려 캐릭터에 이입시켰고, 물 공포증을 이겨내고 수영을 다시 배울 정도로 역할에 대한 남다른 사명감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물에 빠지면 건져주지 않을까?'라는 마음이었다. 든든한 해녀 삼춘이 많았다. 파도가 정말 셌지만 한 번 더 찍자고 말할 정도로 마음이 평안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여느 배우보다 내가 캐릭터에 제일 가깝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감독님이 저를 생각하며 써서 절실했던 것 같다. 감독님이 '제주 하면 고두심이고 고두심의 얼굴이 제주 풍광이다'라고 하셨다. 책임감이나 기대가 있어서 무겁지만 누가 하든 무게를 들고 가야 했다. 해녀는 제주의 상징이다. 해녀 덕분에 오늘의 제주가 있다고 생각한다. 해녀의 정신이 곧 제주의 혼이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고두심은 "해녀와 어렸을 때부터 가까웠다. 대부분 물질은 대대로 이어져온다. 배를 가진 친척이 많았다. 해녀의 팍팍한 삶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실제로 보면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직업이다. 생명줄 하나에 의지하고 깊은 바다까지 들어간다. 항상 머리가 아파서 약을 먹는다"라며 존중심을 드러냈다.

진옥과 경훈의 진솔한 사랑을 두고는 "흔치 않은 일이다. 내 생에 이 일이 오겠냐. 흔치 않지만, 세상에 있을 수는 있는 일이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무리지만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은 없다. 30살 차이가 넘는 사랑은 있을 수는 있는 일이다. 내게 온다 해도 거부하진 않을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성 간의 교감만 사랑이라고 볼 수 없다. 엄마가 바라보는 시선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끔 사랑을 베푼 거다. 어떻게 남녀 간의 사랑으로만 생각할 수 있겠냐. 그러니 자연스럽게 다가가지더라"라고 설명을 보탰다.

고두심은 후배 지현우를 향한 극찬을 쏟아냈다. 그는 "겉으로는 야리야리해 보인다. 영화를 찍고 나서 어깨가 벌어지고 남성적인 모습이 보이더라"라며 "현장 답습을 얼마나 잘했는지 모른다. 새벽에 눈만 뜨면 현장에 가서 해녀 삼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고 친화력을 갖고 임하려고 굉장히 노력했다. 혼자 한라산에도 갔다 왔다더라. 겉으로만 봐서 평가할 일이 아니었다. 생각도 깊고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이 진중하고 신뢰가 가는 사람으로 변하더라. 촬영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국민 엄마'라는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얼굴로 스크린을 채운 고두심이다. 신인 시절부터 주욱 누군가의 '엄마'로 불리며 활동해온 그는 "마음이 무겁고 조심스러웠다"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그는 "22년 동안 '전원일기'에서 순종적인 맏며느리의 표상으로 살아왔다"라며 "이제 어머니로 넘어갔다. 어머니는 큰 우주다. 남자든 여자든 엄마를 생각하면 명치 끝이 찡하다.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람이 어머니인데 이 표상에서 벗어나서 연하와 연애하는 역할을 하면 두들겨 맞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노력하면서 오니 지금의 고두심이 있는 것 같다"라고도 전했다.

고두심은 지현우와 함께 출연한 종합편성채널 JTBC '아는 형님' 방송을 앞뒀다. 그는 출연 소감을 묻자 "'아는 형님'에 나가서 있는대로 다 까발렸다. 속에 내재된 모든 것을 다 보여줬다"라며 "강호동과의 루머를 믿지 말라고 했다"라고 방송인 강호동과의 오랜 루머에 대해 언급했다. 아울러 "포털 사이트에 고두심을 치면 나온다. 있던 일이라면 마땅히 받아들여야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지금까지 몇십 년간 꼬리표가 따라왔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빛나는 순간'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사진 = 명필름 제공]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