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도 없고 조상우도 없고…'영웅군단 터줏대감' 매직을 기대한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병호도 없고, 조상우도 없고…

키움은 포스트시즌 단골 구단이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9시즌 중 2017년(7위)을 제외한 8시즌 동안 가을야구를 치렀다. 2008년 창단 후 한국시리즈 우승은 한 번도 없지만, 2014년과 2019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년간 전력이 약화되긴 했다. 그래도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5위로 가을야구 단골의 면모를 이어갔다. 그러나 2022시즌 키움을 향한 전망은 그렇게 밝지 않다. 박병호가 FA 시장에서 KT와 계약하며 팀을 떠났고, 마무리 조상우와 불펜 김성민도 사회복무요원으로 2년간 공백기를 갖는다.

새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큰 관심을 모은다. 토미 존 수술 이후 재활한 좌완 이영준도 올 시즌 초반에는 돌아온다. 그러나 빠져나간 박병호와 조상우의 공백이 훨씬 커 보이는 게 사실이다. 가뜩이나 객관적 전력 자체가 리그 상위권과 거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키움을 하위권으로 분류한다.

2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맞이하는 홍원기 감독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린다. 홍 감독은 고향팀 한화와 두산을 거쳐 2006년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2007시즌을 끝으로 현대가 문을 닫자 히어로즈 창단 멤버로 제 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전력분석원을 거쳐 오랫동안 수비코치를 맡아왔다. 2020시즌에는 손혁 전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한 마디로 '히어로즈 잘알, 히어로즈 전문가'다. 현재 주축 야수 모두 코치 시절 김 감독의 손을 거쳤다고 보면 된다. 그동안 히어로즈를 거쳐간 감독들의 장점을 흡수해 무난한 시즌 운영을 선보였다.

지명타자 로테이션을 하지 않다가 착오를 인정하고 돌렸던 부분, 불펜 운용의 미스 등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수정해나가는 모습도 돋보였다. 시즌 중반 힘겨워하던 유격수 김혜성을 잠시 2루수로 돌리는 뚝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조상우를 2019년 포스트시즌처럼 마무리 같은 셋업맨으로 돌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김주형, 김휘집 등 젊은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기용하며 미래를 내다보기도 했다. 이밖에 안우진과 한현희의 술판 파동, 송우현의 음주 운전 등 1년차 시즌에 많은 일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흔들리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의 묘수를 짜냈다.

이제 진짜 시험대다. 박병호가 빠져나간 1루수와 클린업트리오에 누군가를 채워 넣어야 한다. 조상우를 대신할만한 자원들도 선별해야 한다. 다행히 지난해 많은 선수를 테스트해보면서 역량을 확인했다. 고흥 및 강진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플랜B~C까지 다듬을 필요가 있다.

야구는 선수가 한다. 144경기 페넌트레이스는 결국 객관적 전력의 힘으로 희비가 결정된다. 키움의 기초체력이 예년에 비해 약화된 건 맞다. 그래도 히어로즈 '잘알' 홍 감독의 좋은 판단력과 리더십으로 최소한 무너지지 않고 반격할 동력을 만들 기회를 잡을 수는 있다. 여전히 감독의 방향설정도 중요하다.

키움은 전통적으로 선수들이 부상이나 사건으로 빠질 때 나머지 선수들로 응집력을 발휘해왔다. 그만큼 신인들을 잘 뽑고, 2군에서 저연차들을 잘 육성해왔다. 2022년에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 팀은 하루아침에 외부에서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하긴 어렵다. 위기이다 보니 홍 감독의 리더십이 초미의 관심사다. 그 결말이 홍 감독의 2023년 운명까지 결정할 듯하다.

[키움 홍원기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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