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봉사활동’ 후 이준석, ‘尹·윤핵관’을 지지율 위기 책임으로 지목

  • 0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국민의힘 내홍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법적 대응 등 ‘장외전’을 벌이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에서 봉사활동을 한 뒤 당 지지율 위기 책임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를 지목하는 게시물을 SNS에 올렸다. 당내 입지 유지 및 재확대를 위한 여론전을 계속하는 모양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이날 오후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포항 남구) 제내리 수해 현장을 살피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이준석 대표를 만났다”며 “함께 힘 보태줘서 정말 고맙다”고 했다. 김 의원은 포항 남구·울릉군이 지역구다.

이번 게시물에는 빨간 수건을 목에 두르고 진흙이 묻은 작업복을 입은 채 봉사활동을 하는 이 전 대표의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이 전 대표는 대민 지원을 나온 해병대 장병 속에 뒤섞여 피해 복구 작업을 돕고 있었다.

봉사활동을 마무리했을 무렵으로 보이는 이날 오후 7시 45분에는 이 전 대표의 페이스북에도 게시물이 올라왔다. “To 윤리위”라는 짧은 문구와 함께 국민의힘 지지율 위기 책임을 분석한 한 방송사의 여론조사 결과 화면이 게시물에 담겨 있었다. 해당 조사 결과 화면에는 윤석열 대통령(25.8%), ‘윤핵관(20.9%), 이준석 전 대표(16.4%), 김건희 여사(14.6%) 순의 결과가 나타나 있었다.

이 전 대표의 이번 게시물은 당 지지율 위기의 책임이 자신보다 윤 전 대통령 및 윤핵관이 더 크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회 측이 보란 듯이 적어 넣은 문구에서 자신의 추가 징계 논의에 반발하는 이 전 대표의 의중도 엿보인다.

지난 달 27일 의원총회에서 이 전 대표의 ‘개고기’·‘양두구육’·‘신군부’ 발언 등을 놓고 추가 징계 촉구 의견이 나온 것에 대해 윤리위는 이달 1일 입장문을 내고 “의총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윤리위는 “최근 당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며 “윤리위는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 당헌·당규 및 윤리규칙 위반으로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민심을 이탈케 하는 행위 등에 대해 징계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이번 게시물을 통해 ‘당에 유해한 행위’를 한 것은 윤 대통령과 윤핵관이라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처럼 이 전 대표는 각종 가처분 신청과 SNS 게시물을 통해 윤핵관 등 자신과 마찰을 빚고 있는 이들과 직·간접적인 충돌을 계속 벌이고 있다.

이와 동시 당내에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당원 모집 독려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버스비보다 싼 당원가입으로 당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오피셜이 떴다. 모두 당원 가입하기 좋은 연휴”라며 한 일간지 기사를 링크했다.

해당 기사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을 합쳐 200만 명 이상이 매달 1000원의 당비를 내고 있고, 그 비율은 대한민국 전체 인원의 약 25분의1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이전부터도 이 전 대표는 각종 계기로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하기 좋은 날’ 시리즈를 계속 올려왔다.

이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결국 성 접대 및 증거인멸 의혹에 따른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 기간이 만료되면 다시 당 대표나 당 내외의 정치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전 대표의 변호인단은 지난 6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이준석은 현재 당 대표”라며 “다만 당원권이 정지된 사고 상태이고 2022년 1월 9일 징계가 해제되면 당 대표로 복귀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