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MVP→역사를 쓴 8관왕' 박지수 "이제는 해외로 나가고 싶단 생각 든다" [MD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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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KB국민은행 스타즈 박지수./WKBL

[마이데일리 = 여의도 김건호 기자] 역대 최초 8관왕에 오른 박지수(청주 KB국민은행 스타즈)가 최고의 별이 됐다. 해외 진출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박지수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에서 MVP와 함께 역대 최초 8관왕의 등극하며 주인공이 됐다.

박지수는 올 시즌 29경기에 나와 평균 30분 5초 동안 코트를 누볐다. 20.3득점 15.2리바운드, 5.4어시스트 1.8블록을 기록했다. WKBL 역사상 최초로 5라운드 연속 MVP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박지수는 만장일치로 MVP로 등극했다. 역대 5번째 만장일치 MVP다. 박지수는 MVP와 함께 BEST 5 센터 부문, 우수수비선수상, 맑은기술 윤덕주상, 2점야투상, 블록상, 리바운드상, 득점상을 받았다. 총 8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종전 자신이 갖고 있던 다관왕 수상(7관왕) 기록을 깼다.

박지수는 이날 시상식에서 MVP 수상 소감을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지수는 "상을 받아 감격스러운 것보다 이번 시즌을 치르며 심적, 체력적으로 힘든 시즌을 보낸 것 같아서 그동안 수고한 저에게 울컥해서 눈물이 난 것 같았다"며 "(MVP 발표) 영상이 나올 때부터 참았는데,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다 보니 눈물이 난 것 같다"고 밝혔다.

청주 KB국민은행 스타즈 박지수./WKBL

박지수는 올 시즌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과의 챔피언결정전을 꼽았다. 정규시즌 1위로 마친 KB스타즈는 2년 만의 통합 우승을 노렸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은행에 1승 3패로 무릎을 꿇었다.

박지수는 "챔프전이 가장 힘들었다. 평소 정규리그가 더 힘들었다고 느꼈다. 30경기를 해야 하고 챔프전은 더 적은 경기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챔프전이 가장 힘들었다"며 "지는 게 가장 힘들었다. 4차전 때 웜업을 하며 우승하지 못하더라도 나 자신에게 후회 없는 경기하자고 다짐했다. 4차전 때 더 이상 최선을 다할 수 없을 정도로 했다고 스스로에게 떳떳했다. 힘들었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올 시즌 8관왕에 등극하며 WKBL 최고의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박지수는 목표에 대해 "많은 분이 보기에 이룰 것도 없다고 보실 수 있을 텐데 저도 끝나고 이 WKBL에서 뭘 더 얻고 더 이룰 수 있을까 혼자 생각을 해봤다.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 시즌을 후회 없이 끝낸 것을 칭찬해 주고 싶고 앞으로 목표가 무엇이 되든 농구 선수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저 스스로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박지수는 "정해진 것은 없다. 100% 확신할 수 없다. 챔프전이 끝난 뒤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쉬었다. 회복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문득 든 생각은 WNBA가 아니더라도 해외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던 시즌이었다. 이제는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WKBL은 저보다 작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 제가 이겨내야 하는 상황도 많았다. 물론 선수이기에 이겨내야 했다. 그런데 제가 해외 리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성장한 부분이 있을까라고 생각했을 때 없다고 봤다. 선수로서 욕심으로는 나가야겠다고 생각하는 게 맞았다. 제가 좀 더 큰 선수가 돼 국가대표에서 더 좋은 성적을 가져다주려면 제가 좀 더 성장해야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시즌이었다. 해외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

청주 KB국민은행 스타즈 박지수./WKBL

박지수는 팬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박지수가 다시 코트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팬들이었기 때문이다.

박지수는 "작년에 아팠을 때도 그렇고 기억에 남았던 말이 농구선수 박지수가 좋아서 좋아한 것은 맞지만 이제는 그냥 인간 박지수가 좋다는 말을 해줬다. 농구가 아니더라도 인간 박지수를 응원하고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응원할 것이라 해서 다시 복귀할 수 있었다. 팬분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지수는 공황장애를 완벽하게 치유한 것이 아니다. 그녀는 "완벽하게 나은 것이 아니다. 이번 시즌 힘든 부분이 많았다. 경기를 뛰면서도 그 증상이 있기도 했다. 정신력으로 버티고 녹다운돼 부모님 차 타고 집을 갈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핑계를 대고 싶지 않았다. 제 몸 상태가 어떻든 결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정규리그 확정된 상황이 아니라 몸보다는 성적에 욕심이 났다. 완벽하게 나아지진 않았지만,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이다. 괜찮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우승을 놓친 것에 대해 "저는 제 탓을 많이 했다. 만약 이 팀에 없었다면, 이렇게 아쉬운 결과가 있었을까 생각했다. 나머지 선수들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양날의 검인 것 같다. 저로 인해서 팀이 잘 되는 것도 인지만 저로 인해서 안 되는 것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선수들도 분명히 잘할 수 있다고 봤다. 우리 선수들이 앞으로도 기량을 갈고닦아 더 잘했으면 좋겠다. 스포트라이트를 다른 선수들이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모두가 한 명 한 명 모여 우승할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의도=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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