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더블A→MIA' 고우석에게 찾아온 기회…"빅리그로 가는 길 모색할 것" 트리플A에서 다시 한번 '콜업'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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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경기가 열렸다. 고우석이 더그아웃서 생각에 잠겨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전날(4일) 마이애미 말린스로 전격 트레이드된 고우석이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잭슨빌 점보 슈림프에 합류한다.

미국 'CBS 스포츠'는 5일(이하 한국시각) "마이애미 말린스 고우석이 트리플A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고우석은 전날(4일)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의 반대급부로 샌디에이고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전격 트레이드 됐다.

고우석은 2023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깜짝'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단 한 번도 빅리그 진출에 대한 뜻을 드러내지 않았던 고우석은 신분조회 요청을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수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고, 물이 들어온 김에 노를 저어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LG 트윈스의 허락을 받고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들겼다.

지난해 44경기에 등판해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로 최악에 가까운 시즌을 보냈던 만큼 고우석을 향한 인기는 뜨겁지 않았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포스팅이 됐을 때를 제외하곤 고우석을 조명하는 일이 많지 않았다. 그리고 포스팅 마감 직전까지 이렇다 할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모양새였다. 그런데 포스팅이 끝나기 직전 구혼자가 등장했다. 바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였다. 고우석은 급히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버저비터' 계약에 성공했다.

고우석의 계약규모는 2년 보장 450만 달러(약 61억원). 그리고 2026시즌의 경우 고우석과 샌디에이고가 모두 동행을 희망할 경우 발동되는 연봉 300만 달러(약 41억원)의 뮤추얼(상호동의) 옵션이 포함된 총 2+1년 940만 달러(약 127억원)의 계약을 품에 안았다. 이에 미국과 일본 언론들은 고우석이 마쓰이 유키를 비롯해 완디 페랄타, 로버트 수아레즈와 마무리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뒤따랐다. 하지만 고우석의 빅리그 생활을 순탄치 않았다.

2024년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LG 트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열렸다.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9회말 1사 1루서 LG 이재원에게 투런홈런을 맞은 뒤 허탈해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LG 트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열렸다. 9회말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고우석은 시범경기에서 특히 LA 에인절스와 맞대결에서 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5실점(5자책)으로 부진하면서 입지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내면서 가까스로 서울시리즈행 비행기에 탑승하게 됐지만, 3월 20일 정규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진행된 '친정' LG 트윈스와 교류전에서 세이브를 수확했으나, 이재원에게 추격의 투런홈런을 맞는 등 불안한 투구를 거듭했고, 결국 26인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하게 못하게 됐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을 때 고전했던 것을 고려, 고우석에게도 조금의 시간만 준다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이에 샌디에이고는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지는 트리플A가 아닌 더블A에서 고우석이 시즌을 시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고우석은 더블A에서도 부진한 투구를 거듭했고, 가장 최근 네 번의 등판에서는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고우석을 활용할 마음이 없었던 샌디에이고가 결국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게 됐다.

고우석에게 마이애미행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로 '양대리그 타격왕'에 오른 루이스 아라에즈를 트레이드 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일찍부터 시즌을 포기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샌디에이고보다 성적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은 마이애미에서 기회를 받을 확률이 더 높다. 게다가 샌디에이고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은 만큼 고우석은 마이애미에서도 '40인 로스터'에 포함이 돼 있기에 마이너리그에서 조금만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머지않아 빅리그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때와 마찬가지로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블A가 아닌 트리플A에서다. 'CBS 스포츠'는 "마이애미는 고우석이 트리플A 잭슨빌 점보 슈림프로 가는 것을 선택했다"며 "고우석은 아라에즈 트레이드 패키지의 일부였다. 트레이드 전 고우석은 더블A 샌안토니오로 강등됐었고, 12⅓이닝에서 평균자책점 4.38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49를 기록했다. 고우석은 트리플A 잭슨빌에서 마이애미의 커리어를 시작할 것이고, 빅리그로 가는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우석에게는 분명 기회가 될 마이애미행. 이를 어떻게 살려낼지 지켜볼 일이다.

2024년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LG 트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열렸다. 고우석이 9회말 등판했다./마이데일리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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