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이 망한 이유? 루소 형제 감독, “MZ 세대는 10초짜리 동영상만 소비”[해외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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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엔드게임'/디즈니
'어벤져스:엔드게임'/디즈니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한때 세계 영화계를 주름 잡았다. ‘아이언맨’(2008)을 필두로 슈퍼히어로무비 장르의 붐을 일으켰다. 그러나 ‘어벤져스:엔드게임’(2019) 이후 인기가 시들었다. 일각에서는 ‘슈퍼히어로 피로감’이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과연 그럴까.

‘캡틴 아메리카:윈터솔져’, ‘캡틴 아메리카:시빌워’,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어벤져스:엔드게임’을 연출한 루소 형제 감독은 마블 부진의 원인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게임레이더와 인터뷰에서 현재 마블의 문제는 사람들이 미디어를 받아들이는 방식의 변화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이는 마블만의 문제가 아니라 할리우드 전체의 문제라는 것이다.

조 루소, 앤소니 루소/게티이미지코리아
조 루소, 앤소니 루소/게티이미지코리아

조 루소는 “모든 것이 현재 상태를 반영한다. 지금은 어렵고 흥미로운 시기다. 우리는 과도기에 있으며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받아들일지, 어떤 종류의 이야기를 원할지 아직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에는 세대 간에 큰 차이가 있다. 예약 시청에 익숙하고 정해진 날짜에 극장에 가서 무언가를 보는 데 익숙한 세대가 있지만, 이제 그런 방식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신세대는 '지금 당장, 지금 처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다른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면서 다음 일로 넘어간다. 지금은 과거와는 매우 다른 시대다. 그래서 마블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이 전환기를 똑같이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 루소는 신세대 영화 관객들은 "두 문장 이상을 읽지 않는 밈과 헤드라인을 통해 주로 소통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100자 이하이거나 스와이프하는 소셜 미디어의 10초짜리 동영상"을 통해 소통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구조인 2시간 형식은 이제 한 세기가 넘었고 모든 것이 항상 전환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다시 무언가가 일어나고 그 형식은 반복된다. 하지만 그 형식을 재창조하기는 어렵고, 이 다음 세대는 일종의 집단적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에 도움이 되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앤서니 루소는 ‘슈퍼히어로 피로감’은 특별히 슈퍼히어로와 관련이 없으며 "일반적인 피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슈퍼히어로의 피로에 대한 질문은 우리가 작업을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있었다. 슈퍼히어로 작업 초창기에 항상 언급했던 것처럼 일종의 영원한 불만이다. 사람들은 서부극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불평하곤 했지만 서부극은 수십 년 동안 지속됐다. 서부극은 계속 재창조되고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두 감독의 진단대로 마블의 위기가 영화를 소통하는 방식의 변화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슈퍼히어로무비에 대한 피로감에서 나온 것인지는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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