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이 “10초짜리 숏츠 때문에 망했을까”[MD이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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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엔드게임'/디즈니
'어벤져스:엔드게임'/디즈니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마블은 현재 위기다. 2019년 ‘어벤져스:엔드게임’을 끝으로 ‘인피니티 사가’가 마무리된 뒤에 슈퍼히어로 무비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가 떠난 후 본격적으로 ‘멀티버스 사가’를 다루고 있지만, 팬들의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디즈니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디즈니

일각에선 ‘슈퍼히어로 무비 피로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포천은 지난해 "극장 스크린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 슈퍼히어로 시리즈가 넘쳐 나면서 관객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어벤져스:엔드게임’의 루소 형제 감독은 다른 분석을 내놓았다.

조 루소, 앤소니 루소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조 루소, 앤소니 루소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앤서니 루소 감독은 최근 게임레이더와 인터뷰에서 서부극을 예로 들며 특정장르에 대한 피로감은 과거부터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서부극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불평하곤 했지만 서부극은 수십 년 동안 지속됐다. 서부극은 계속 재창조되고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일까. 이들은 사람들이 미디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 루소 감독은 “신세대는 '지금 당장, 지금 처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다른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면서 다음 일로 넘어간다. 지금은 과거와는 매우 다른 시대다. 그래서 마블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이 전환기를 똑같이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신세대 영화 관객들은 "두 문장 이상을 읽지 않는 밈과 헤드라인을 통해 주로 소통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100자 이하이거나 스와이프하는 소셜 미디어의 10초짜리 동영상"을 통해 소통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는 단편적인 진단에 불과하다. 실제 디즈니 CEO 밥 아이거는 지난달 “관객의 피로감이 아니다. 관객은 훌륭한 영화를 원한다. 훌륭한 영화를 만들면 관객은 찾아온다. 그리고 그 예는 무수히 많다. 일부는 우리 영화이고 일부는 다른 영화다. ‘오펜하이머’가 그 완벽한 예이다. 환상적인 영화다”라고 밝혔다.

결국 관객을 흡인할 수 있는 뛰어난 스토리텔링의 영화라면 슈퍼히어로 장르의 영화라도 관객은 극장을 찾기 마련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제임스 건 감독 역시 스토리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롤링스톤과 인터뷰에서 “나는 대부분의 스펙터클 영화에 피로감을 느끼는데, 감정적으로 근거가 있는 스토리가 없다는 점 때문”이라면서 “슈퍼히어로 영화인지 아닌지는 상관 없다. 스토리가 바탕에 깔려 있지 않으면 서로 부딪히는 장면, 디자인, VFX가 아무리 기발해도 피곤해지기 마련이고, 그게 바로 현실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았던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 ‘더 마블스’ 등이 흥행에 참패를 겪었다. 디즈니는 작품 편수를 줄이고 양질의 콘텐츠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바꿨다. 그 첫 번째 영화가 오는 7월 개봉하는 숀 레비 감독의 ‘데드풀과 울버린’이다.

현재까지 반응은 좋다. 예고편은 역대 최고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로건’에서 사망했던 울버린(휴 잭맨)이 어떤 방식으로 돌아올지도 궁금증을 자극한다.

과연 ‘데드풀과 울버린’이 어떤 스토리텔링으로 마블 팬들을 돌아오게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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