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이강인은 박지성·손흥민과 다르다"…팀 내 입지·동료 믿음·감독 신뢰가 다르다 "그들의 UCL 결승 맞대결은 설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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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설레발이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고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한국인 선수의 맞대결을 기대했던 것. 설레발이었다. 그럴 가능성이 현격히 낮아졌다.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과 이강인의 파리 생제르맹(PSG)이 UCL 4강 진출에 성공하자, 이런 설레발이 등장했다. 과거 박지성, 이영표, 손흥민에 이어 이강인과 김민재는 한국 선수로는 역대 4번째와 5번째로 UCL 4강에 진출한 선수로 역사에 기록됐다.

그리고 최초의 길을 기대했다. UCL 결승 진출이다. 박지성과 손흥민은 UCL 결승 경험이 있다. 결승 진출은 최초가 아니다. 이강인과 김민재가 노리는 최초의 길은, 한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결승에서 격돌하는 것이다. 한국 축구 역사에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영광이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장면이다. 

하지만 그 기대감은 지금 사실상 사라졌다. 왜?

일단 두 팀이 결승 진출할 가능성이 낮다. 바이에른 뮌헨은 홈에서 열린 4강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2로 비겼다. 홈에서 승리를 하지 못한 팀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4강 진출 가능성이 더욱 높은 팀은 레알 마드리드다. PSG는 4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도르트문트에 0-1로 패배했다. 4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두 팀 모두 4강 진출 가능성이 상대 보다 낮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가능성이 낮은 결정적 이유가 있다. 두 팀이 만약 결승에 진출한다고 해도, 김민재와 이강인의 맞대결 가능성은 낮다. 결승전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앞서 UCL 결승 무대를 밟았던 선배 박지성, 손흥민과 김민재, 이강인에게는 차이가 있다. 정말 큰 차이가 있다. 

냉정하게 팀 내 입지가 다르다. 동료들이 믿음이 다르다. 그리고 감독의 신뢰가 다르다. 

김민재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났고, 마타이스 데 리흐트의 부상으로 4강 1차전 선발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그 절호의 기회마저 놓쳤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의 2실점에 모두 관여했고,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다. 토마스 투헬 감독마저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이는 올 시즌 UCL에서 김민재에게 더 이상 기회가 없다는 의미다. 

이강인은 4강 1차전에 아예 출전 조차 하지 못했다. 이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큰 경기에서 제외된 것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UCL 결승에 간다고 해도 그라운드를 밟을 기회는 없을 공산이 크다. 

김민재와 이강인 모두 올 시즌이 바이에른 뮌헨, PSG 데뷔 시즌이다. 꿈의 무대라는 UCL, 그것도 결승이라는 무대는 진정 하늘이 허락한 자들만 밟을 수 있는 무대다. 하늘이 어떻게 허락을 하느냐. 오랜 시간 팀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동료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감독의 절대 신뢰를 받는 선수들에게만 허락된다. 즉 팀 내 입지다. 최고의 무대에서 팀 내 입지에서 확고함이 없는 선수를 기용할 감독은 세상에 없다. 

박지성과 손흥민은 오랜 시간 이런 입지를 공고히 다졌고, UCL 결승 진출이 당연한 선수가 됐다. 반면 김민재와 이강인은 아직 멀었다. 데뷔 시즌 부터 UCL 결승에 초대될 수 있는 이는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급은 돼야 한다. 그런 슈퍼스타가 아니라면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김민재와 이강인이 시간이 필요한 시기다. 

김민재와 이강인은 첫 시즌부터 이런 최고의 무대에 초대 받을 가능성은 그래서 낮다. 때문에 그들이 할 일은, 실망이 아니라, 팀 내 입지를 높이는 것이다. 동료들의 지지를 얻는 일이다. 감독의 절대 신뢰를 받는 일이다. 그 누구도 이견을 달 수 없을 정도로, 당연한 UCL 결승 진출 선수가 돼야 한다. 그래야 한국 축구 최초의 길도 열릴 수 있다.  

[김민재, 이강인, 손흥민.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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