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건국의 간절함 “1군 마운드에 설 수만 있다면” (인터뷰)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올해는 반드시 1군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

kt 위즈 우완투수 김건국(29)이 2017시즌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 신고선수에서 정식선수로 신분이 바뀐 김건국은 강도 높은 개인훈련을 통해 다가오는 스프링캠프 합류를 노린다. 마이데일리는 수원kt위즈파크를 찾아 김건국의 파란만장했던 야구 인생을 직접 들어봤다.

▲ 좌절의 연속…험난했던 김건국의 20대

덕수정보고 출신의 김건국은 지난 2006년 두산 2차 1라운드로 프로에 입문한 유망주였다. 개명 전 이름은 김용성. 고교 시절 김문호(롯데), 민병헌(두산), 김세현(넥센) 등과 함께 모교의 전성기를 이끌며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프로 통산 1경기 출장(2007년)에 그쳤고, 결국 2008년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김건국은 “두산 시절 첫해 2군에서 몸이 너무 아팠다. 방출되면서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았는데, 다행히 구속이 147~148km 정도 나와 경찰청 준비를 했다. 그러나 특정한 소속이 없어 뽑히지 못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건국은 어쩔 수 없이 의무경찰로 병역을 이행했다. 군에 입대해서도 야구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그는 “그 동안 만들어 놓은 몸이 너무 아까워서 자는 시간에 몰래 팔굽혀펴기도 하고, 일부러 무거운 것을 들면서 팔 운동도 했다. 머릿속에 야구 밖에 없었다.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도 야구 영상만 봤다”라고 웃었다.

무사히 군 생활을 마친 김건국은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고양 원더스 유니폼을 입고 재도약을 꿈꿨다. 김건국은 “야구 인생에 있어 많은 걸 배운 시기였다. 김성근 감독님은 야구에 대한 예의를 중요시하셨다. 경기를 대하는 태도, 야구용품을 다루는 자세 등 많은 것을 배웠다”라며 “간절한 선수들과 함께 야구를 하다 보니 프로에 가고 싶은 의지도 더욱 생겼다”라고 말했다.

절실함은 결국 프로 입단으로 이어졌다. 2013년 5월 동료 3명과 함께 NC의 부름을 받은 것. 김건국의 심장은 다시 뛰었다. 2008년 방출 이후 5년 만에 찾아온 기회였다. 김건국은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하지만 다시 찾아온 건 좌절의 아픔. “NC에 가서도 구속은 150km 이상이 나왔다. 시즌 막판 확장엔트리 때 1군에 올라갈 수 있다고 들었다. 1군에서 연습도 했다. 그러나 내가 아닌 야수 1명이 1군에 등록됐다. 난 그렇게 교육리그로 향했다”라는 게 당시의 상황.

▲ 김진욱 감독과의 재회…다시 찾아온 기회

김건국은 2013년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 소속이 됐다. 고교 졸업 후 벌써 4번째 팀.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그러나 kt 입단 1년 후인 2015시즌부터 신고선수로 신분이 내려가며 다시 미래를 알 수 없는 생활을 하게 됐다. 김건국은 “kt에서도 지난 3년 간 기록이 좋지 못했다. 그래도 kt에선 1군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런 그에게 최근 또 다시 희망의 빛이 들어왔다. 두산 시절 자신을 바로 옆에서 지도했던 김진욱 감독이 kt 사령탑으로 부임한 것. 김건국은 “두산 시절 감독님이 2군 코치로 오셨다. 많은 대화가 오갔던 시기였다. 변화구에 대한 조언과 함께 기회도 참 많이 주셨다. 내 자신감 있는 모습을 좋아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김건국은 여담으로 “그 때도 옆에서 커피를 많이 타 드렸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워낙 소통을 많이 하시는 분이다. 나도 어려운 부분이 생길 때마다 감독님께 많이 의지했었다”라며 “지난해까지는 어려운 상황이 오면 혼자 끙끙 앓았다면 이제는 감독님께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워낙 인연이 깊은 분이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간절하고, 또 간절한 1군 무대

김건국의 시선은 이제 스프링캠프 합류로 향해 있다. 상황은 좋다. 지난해 데뷔 처음으로 마무리캠프에 합류했고, 새해가 되면서 정식선수로 신분이 올라갔다. 김건국은 “감독님이 누구보다 내 장단점을 잘 아시니 그에 맞게 알아서 잘 해주실 것 같다. 나 또한 어느 위치에서나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더불어 “계속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야구를 하다 보니 이렇게 다시 김진욱 감독님까지 만나게 됐다. 야구 인생을 되돌아보면 매 순간이 계기였다. 두산에서 방출되지 않았더라면…, 군대를 현역으로 가지 않았더라면…, 고양 원더스에 가지 않았더라면…”이라며 “매 순간 간절했다. 흐트러질 수도 있었지만 1군 마운드를 향해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여기까지 왔다”라고 이제는 끝나버린 20대를 회상했다.

김건국의 올 시즌 목표는 단연 1군 출장. 올해 12월에는 4년 간 자신만을 바라본 여자친구와 결혼을 한다. 그래서 더욱 1군 무대가 간절하다. 김건국은 “20대 전체가 불안한 삶이었다. 가족들은 ‘야구는 몇 살까지 할 수 있냐’며 항상 걱정했다. 그래도 이제 상황이 점점 희망적으로 가고 있다. 다행히 주무기인 직구, 커터도 구속이 제대로 나온다. 보직 상관없이 그냥 1군 마운드에 올라가는 게 목표다”라고 다짐했다.

김건국은 끝으로 “지금은 ‘김건국’이라는 선수가 kt에 있다는 걸 모르시겠지만 나중에는 kt 팬들 중 단 100명이라도 내 이름을 알았으면 좋겠다”라는 소박한 바람을 남겼다. 김건국의 야구를 향한 열망이 다시 타오르고 있다.

[김건국. 사진 = kt 위즈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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