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고양이를 부탁해’,밤마다 우는 고양이의 속사정은?

- 왜 우는지 원인을 찾아야 한다

지난달 30일 오전에 방영된 EBS '고양이를 부탁해’는 밤마다 큰 소리로 우는 고양이 때문에 걱정이 많은 가족의 사연을 소개했다.

제보자 가족은 크랜과 베리, 두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베리는 얌전하고 먹는 것도 가리지 않는 무난한 성격이지만 크랜은 성격이나 먹는 것 모두 까다롭다. 가장 큰 문제는 크랜이 밤마다 바닥을 긁으며 큰 소리로 울어 보호자가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거실에서 울기 시작해 응답이 없으면 보호자의 곁에 가서 큰 소리로 운다. 그래도 일어나지 않으면 엄마의 배로 올라와 꾹꾹이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크랜의 이런 이상 행동은 임신으로 몸을 가누기도 힘든 엄마를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크랜이 밤마다 처량하게 우는 이유는 먹거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크랜은 울기 전 밥그릇 근처를 서성이며 근처 바닥을 긁는 모습을 보였다. 그릇에 들어있는 사료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 크랜은 건사료를 좋아하지만 보호자는 건강 문제로 습식사료를 먹인다. 크랜은 바닥을 긁고 큰 소리로 울면서 보호자에게 불만을 토로했지만 무시당한 것이다. 크랜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다.

하지만 거기엔 사연이 있었다. 크랜은 약 4년 전 신장 한 쪽이 평균 사이즈보다 작다는 진단을 받았다. 다른 고양이들보다 먹거리와 건강에 더 유의해야 한다. 신장 질환은 고양이에게 흔한 질병이기 때문이다. 원인으로는 소변량 감소, 고혈압, 유전적 질환, 노환, 식이 문제 등이 있다. 또 고양이에게 자주 볼 수 있는 치주질환으로 인해 신장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수의사는 “고양이는 사막 출신이라 물을 싫어해 잘 먹지 않는다”며 “그러다 보니 만성신부전이 가장 흔한 내과질환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신장 질환을 예방하려면 음수량을 늘려야 한다.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체내 독소가 소변으로 더 많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크랜의 보호자는 바로 이점을 염려해 수분이 함유된 습식사료를 급여했다. 하지만 크랜은 보호자의 집으로 입양을 오기 전 임시보호를 받으면서 건사료의 맛에 길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어렸을 때 한번 정해진 입맛은 바꾸기 어렵다. 건식사료를 좋아하지만 음수량을 늘려야 하는 크랜을 위한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

수의사는 크랜의 음수량을 늘리기 위해 투명한 유리 그릇, 사기 그릇, 스테인리스, 분수 형태의 정수기, 순환기를 활용한 DIY 어항을 준비했다. 물그릇에도 취향이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물그릇의 위치선정을 언급했다. 고양이가 자주 오르내리면서 머무는 곳 위주로 물그릇을 비치해야 편하게 물을 먹는다.

여러 종류의 물그릇을 집안 곳곳에 비치하자 크랜은 마음에 드는 그릇을 선택해 물을 마셨다. 보호자는 “물을 이렇게 잘 먹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또 방송 말미에 나오는 보호자 영상에 크랜은 더 이상 큰 소리로 울지 않았다. 곤히 자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 EBS1‘고양이를 부탁해’화면 캡처]

김민희 min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