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떠나는 김종규 “창원 팬들의 사랑, 정말 고마웠다”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사전 접촉 의혹을 씻었다. 어느 때보다 길었던 이틀을 보낸 김종규(28, 207cm)로선 할 말이 많을 법도 했지만, 한마디 한마디를 내뱉는 것에 신중했다. 하지만 LG 팬들을 향한 ‘마지막 인사’만큼은 잊지 않았다.

김종규와 창원 LG의 인연에 마침표가 새겨졌다. 2018-2019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취득한 김종규는 원소속팀과의 우선 협상이 결렬됐고, FA시장에 나서게 됐다. “계약기간 5년 보수총액 12억원(연봉 9억 6,000만원·인센티브 2억 4,000만원)을 제시했지만 협상이 결렬됐다”라는 게 KBL에 전한 LG의 입장이었다.

깔끔한 이별은 아니었다. LG는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히는 한편, “타 팀과의 사전접촉이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라며 KBL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재정위원회는 지난 16일 열렸다.

KBL은 김종규의 손을 들어줬다. LG는 현주엽 감독과 김종규의 통화 녹취록을 증거로 제시했지만, KBL 측은 “타 구단과의 사전 접촉으로 인정할만한 증거로 불충분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FA 공시가 보류됐던 김종규가 다른 선수들보다 하루 늦게 FA 시장에 이름을 올리게 된 이유다. 그렇다면 간판스타였던 김종규와 LG는 왜 ‘Good-bye’를 하지 못했던 걸까.

김종규는 “1~2차 협상 때 제시받은 금액은 12억원이 아니었다. LG는 (김)시래 형이나 (이)원대 형도 FA 협상 중이었고, (조)성민이 형이나 (강)병현이 형과의 연봉 협상도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최종적으로 만났을 때 제시받은 금액과 협상 결렬서에 적힌 금액이 달랐지만, (협상이)길어지다 보니 심적으로 지친 상황이었다. 그래서 (결렬서에)사인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예기치 않은 상황이 거듭됐고, 재정위원회까지 참석했던 김종규는 “나도 억울하고, 밝혀야 할 부분에 대해 많이 준비해서 (KBL에)찾아갔다. 내가 바라는 결과가 당연히 나올 거라 믿었고, 내 소명이 잘 전달돼 다행이다. 녹취록이 있는 걸 아냐고 물었던 것만 기억난다. 나는 녹취록이 있는지 몰랐다”라고 전했다.

어느 때보다 길었던 이틀을 보냈고, 억울한 부분에 대한 누명을 씻었다. 할 말이 많을 법도 했지만, 이제는 지나간 과거가 됐다. 김종규는 가족들까지 힘들어했던 일련의 과정이 더 이상 언급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다. 지나간 과거가 됐고, “마음고생도 했지만 이제 다음 일을 준비해야 할 차례”라는 게 김종규의 말이었다.

김종규는 LG가 제시한 9억 6,000만원보다 많은 연봉을 제시한 팀과 계약을 맺어야 한다.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면 보수총액은 최소 12억원에 달하게 된다. 김종규는 “큰 금액이다 보니 불안한 마음도 드는 게 사실”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다만, LG와 김종규의 협상이 결렬되는 과정이 워낙 매끄럽지 못했고, 김종규 영입에 관심을 표하고 있는 복수의 팀이 있는 것 또한 분명한 바다. LG 관계자가 “루비콘강을 건넜다”라고 말한 대로 사실상 2013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시작된 LG와 김종규의 인연은 그렇게 마침표를 찍게 됐다.

협상 과정에서 씁쓸함을 남겼지만, 김종규는 높은 충성도를 보였던 LG 팬들을 향해 “창원 팬들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비록 LG를 떠나게 됐지만, 창원에서 팬들이 보내주셨던 성원은 잊지 않겠다. 창원 팬들에겐 정말 고마웠다는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창원의 아이돌’로 불렸던 김종규가 LG 팬들에게 남긴 마지막 인사였다.

[김종규.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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