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기생충', 3관왕 영예…신하균·김향기, 男女주연상 수상 쾌거 [2019 영평상](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영평상'에서 3관왕을 달성했다. 남·여우주연상 수상의 영예는 '나의 특별한 형제' 신하균과 '증인' 김향기에게 돌아갔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선 '제39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2019·이하 영평상) 시상식이 열렸다. '영평상'은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민병록)에서 지난 1980년부터 매년 그 해의 우수한 영화 및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는 "평론가님들의 평에 칼로 베이는 듯한 상처를 받다가, 이렇게 상을 받으니 또 달콤하게 아물어지는 느낌이다"라며 "감독이 된지 올해로 20년이 됐다. 느리고 게으른 나머지 7편을 선보였는데 그중 세 편이 '영평상'의 감독상을 받았다. 감독으로서 상당히 성공적이지 않았나 자평해본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이라는 게, 감독을 제외한 팀의 모든 분께 주는 상이 아닌가 싶다. 팀이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모든 게 불가능하다. 감독은 표면상 모든 결정권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더 감사하게 받겠다"라고 밝혔다.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감독상, 홍경표 감독의 촬영상에 이어 최우수작품상까지 총 3관왕을 기록했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신하균과 '증인' 김향기는 남·여우주연상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다.

먼저 신하균은 "과분한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저 혼자의 것이 아닌, 파트너 이광수와 함께 받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라며 "오랜만에 많이 의지할 수 있었던 육상효 감독님, 제작진에게도 감사드린다. 더 고민하고 노력하는 배우 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뒤이어 김향기는 "좋은 작품을 만나서 연기한다는 게 행복하고 영광이다"라며 "앞으로도 꾸준히 열심히 하겠다. 올 한해 잘 마무리하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엄앵란은 공로영화인상을 받았다. 그는 "한국영화 100주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게 정말 영광이고 행운이다"라며 "영화 배우가 됐다는 걸 더 영광스럽게 생각하겠다"라고 감격스러운 심경을 표출했다.

진선규와 김새벽은 각각 '극한직업', '벌새'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획득했다.

불참한 진선규는 영상으로 대신 소감을 남겼다. 그는 "너무 기분이 좋은데, 피치 못하게 참석하지 못하게 되어 너무 죄송스럽다"라며 "올 초 '극한직업'으로 너무 큰 사랑을 받았는데 이렇게 상까지 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초심 잃지 않고 좋은 배우의 길을 걷는 사람이 되겠다"라고 밝혔다.

이후 무대에 오른 김새벽은 "'벌새'라는 아름다운 영화에서 영지라는 캐릭터를 맡겨주신 김보라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가 연기를 한지 10년이 됐는데, 그동안 함께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라며 "솔직히 칭찬받고 싶었다. 그걸 스스로 해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다 보니 뭔가를 계속해서 증명해야만 할 거 같고, 그래야지만 다음이 있을 것 같아서 즐겁게 연기하지 못한 순간들이 있었다. 이 상이 저한테 주는 응원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정말로 즐겁게만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털어놔 뭉클함을 자아냈다.

'벌새'의 주역 박지후는 생애 한 번뿐인 신인여우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벌새'를 만나고 모든 순간순간이 기적 같았다"라며 "저를 이끌어주고 믿어주신 김보라 감독님과 배우분들, 모든 스태프분들에게 감사 인사 전하고 싶다"라고 얘기했다.

신인남우상은 영화 '배심원들'의 박형식이 차지했으나, 현재 현역으로 복무 중인 관계로 아쉽게 불참했다.

이에 '배심원들' 제작사인 반짝반짝영화사 김무령 대표가 대리수상했고, 박형식의 소감 편지를 읽었다.

편지에서 박형식은 "군 복무 중인 상태로 참석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신인남우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홍승완 감독님에게도 감사드다"라고 말했다.

이어 "촬영 기간 내내 행복했고 많이 배웠다. 많은 사랑을 받으며 복에 겨운 촬영장이었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아 미친 듯이 행복하게 남은 복무를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 생일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너무 명예롭고, 친구들과 부모님께도 자랑하며 잘 보내겠다. 모두 행복하시길 기원하겠다. 충성!"이라고 전했다

특히 '벌새'는 김보라의 여우조연상, 박지후의 신인여우상에 이어 신인감독상,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독립영화지원상까지 무려 5관왕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보라 감독은 "'벌새'에게 계속해서 주어지는 상들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봤다. 사실 제가 영화에 대한 사랑이 무척 크지만 그 사랑이 너무 커서 말하지 못한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벌새'를 만드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이렇게 연이은 수상이, 포기하지 말고 영화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부끄러워하지 말고 계속 해나가라고,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그는 "'벌새'는 정말 마음을 다해 만든 영화인데 그런 작품이 사람들에게 닿은 것이 기적 같았다"라며 "한국영화 100주년에 이렇게 상을 받아 더욱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 이하 제39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수상자(작) 명단

- 최우수작품상: '기생충'((주)바른손이앤에이)

- 감독상: 봉준호 감독('기생충')

- 공로영화인상: 엄앵란

- 여우주연상: 김향기('증인')

- 남우주연상: 신하균('나의 특별한 형제')

- 여우조연상: 김새벽('벌새')

- 남우조연상: 진선규('극한직업')

- 신인감독상: 김보라 감독('벌새')

- 신인여우상: 박지후('벌새')

- 신인남우상: 박형식('배심원들')

- 각본상: 육상효 감독('나의 특별한 형제')

-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김보라 감독('벌새')

- 촬영상: 홍경표('기생충')

- 음악상: 김준석('스윙키즈')

- 기술상: 박일현(미술)('스윙키즈')

- 독립영화지원상: 강상우('김군') / 김보라 감독('벌새')

- 영평1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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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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