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의 데뷔 첫 승' 이건욱 "기다려준 SK 구단에 감사하다"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SK 이건욱이 입단 7년 만에 감격의 데뷔 첫 승을 맛봤다.

SK 와이번스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3차전에서 6-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2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4승(16패)째를 신고했다.

팀이 어려운 가운데 난세영웅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이건욱. 이날 5회 2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치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5⅓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감격의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이건욱은 경기 후 “긴장이 풀려 힘이 빠진다”고 웃으며 “길게 보지 않고 3이닝만 던지자고 생각했다. 아웃카운트 하나하나에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호투 비결을 전했다.

본인도 초반 퍼펙트 행진을 인지하고 있었을까. 그는 “4회부터 전광판에 숫자 0을 보고 주자가 아무도 출루하고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며 “첫 피안타 이후 당황하기보다 공을 잡으려다 외야수들이 다치지 않았을까 걱정됐다. 첫 안타 이후 볼넷이 가장 아쉽다”고 전했다.

이건욱은 동산고를 나와 2014 SK 1차 지명된 우완투수다. 입단 초부터 특급 유망주로 관심을 받았지만 잦은 부상으로 2016년이 돼서야 1군에 데뷔했고, 이날 전까지 통산 5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1.81이 전부였다.

올 시즌은 달랐다. 스프링캠프부터 착실히 소화하며 향후 팀을 이끌어갈 미래로 떠올랐고, 2경기 3⅓이닝 무실점 호투로 부상으로 빠진 닉 킹엄을 대신해 이날 데뷔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이건욱은 “그 동안 엄청 힘들었다. 뭔가 하려고 하면 다쳤다”며 “SK라는 구단 덕분에 7년이란 시간을 버텼다. 믿고 기다려준 구단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룸메이트인 문승원의 조언도 첫 승에 한 몫을 했다. 이건욱은 “그 동안 계속 다친 게 뭔가를 보여주려고 지나치게 운동을 하다 그랬다”며 “룸메이트인 (문)승원이 형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올라올 수 있다고 조언해줬다. 지금은 안 아프고 좋다. 이제는 밥값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건욱은 데뷔 첫 승의 기쁨을 가장 먼저 부모님과 나누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부모님께 가장 먼저 연락을 드릴 것”이라며 “물론 전화를 드리면 또 잔소리를 하시겠지만 감사하다”고 기쁨의 미소를 보였다.

이건욱은 호투에도 향후 킹엄이 복귀할 시 다시 불펜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날 호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건 분명하다. 그는 “더 잘하고 싶지만 또 과한 것 같다. 지금 하던 대로 하겠다. 안 다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향후 각오를 밝혔다.

[이건욱.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