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최다실책 1위, 손혁 감독의 인정 그리고 김광현[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투구 템포를 빠르게 하는 걸 싫어하는 야수를 본 적이 없다."

키움 히어로즈는 NC 다이노스와 치열한 선두다툼 중이다. 절대적인 전력은 작년보다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순위다툼은 상대적이다. 작년만큼 압도적인 팀이 없다. 키움 역시 선두권을 꾸준히 지키기엔 아킬레스건이 적지 않다.

특히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이 아쉽다. 15일까지 86개로 최다 1위다. 전통적으로 최다실책 상위권 팀들이 가을에 웃은 사례가 거의 없다. 다만, 키움은 13일 고척 두산전까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가 계산한 팀 WAA(평균 대비 수비 승리기여도)가 1.249로 4위다. 실책이 많지만, 사실 수비력 자체가 떨어지는 팀이 아니라는 증거다.

그래서 손혁 감독이 15일 고척 롯데전을 앞두고 "실책도 하지만, 좋은 수비를 보여준 경기도 많다"라는 말은 맞다. 다만, 손 감독은 "실책이 많은 건 분명히 고민해야 한다. 포스트시즌에는 실책에 따라 승패가 바뀔 수 있다. 매 경기 신경 써야 한다"라고도 했다.

야구에서 수비는 99번 잘해도 1번 못하면 패배로 직결될 수 있다. 매 순간이 승부처와도 같은 포스트시즌서 실책의 지배력은 더욱 높다. 키움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려면 어떻게든 실책을 줄여야 한다.

좀 더 파고 들면, 중요한 건 실책 이후의 대처다. 손 감독은 "실책이 나올 때 실점 없이 넘어가느냐, 못 넘어가느냐의 차이가 크다. 어느 팀이나 실책을 한다. 연달아 이어지느냐 안 이어지느냐의 차이"라고 했다.

15일 고척 롯데전의 경우 기록된 실책은 없었다. 다만, 2회 김준태의 좌측 타구에 좌익수 허정협의 실수가 있었다. 1사였다. 결과론이지만 무리하게 몸을 날리기보다 안전하게 원 바운드로 포구했다면 2루 주자의 득점을 막을 수도 있었다. 키움은 2회에만 5실점하면서 무너졌다.

수비전문가 LG 류중일 감독은 "수비도 전염"이라고 했다. 키움도 올 시즌 어떤 야수가 평범한 타구에 실책을 범하자 동료들까지 흔들린 경기도 있었다. 실책이 결정적 실점으로 직결되면서 패배로 이어진 경기들도 은근히 있었다.

또 하나. 손 감독은 올 시즌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의 빠른 투구 템포가 세인트루이스 내야수들의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봤다. 실제 김광현은 올 시즌 잘 던지기도 하지만, 수비 도움도 많이 받는다.(물론 적극적 시프트의 효과도 본다) 김광현의 빠른 투구템포에 야수들이 더욱 수비에 집중한다. 야수들의 호수비는 다시 김광현이 호투를 이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선순환이다.

물론 손 감독은 "우리 투수들은 대체로 템포가 빠르다"라고 했다. 분명한 건 호수비든 실책이든 야수와 투수의 상관관계가 깊다는 점이다. 키움은 올 시즌 많은 실책에도 팀 평균자책점 1위(4.47)를 달린다. 야수들이 좀 더 실책을 줄이고 좋은 수비를 하면 투수들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키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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