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가 고용불안에 떠는 노동자들의 마음 시린 현실을 스크린에 펼쳐냈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이하 '나나해') 언론·배급 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배우 유다인, 오정세와 이태겸 감독이 참석했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작 '나나해'는 권고사직을 거부하던 중 하청 업체로 파견을 가면 1년 후 원청으로 복귀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정은이 1년의 시간을 버텨내고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담았다.

이태겸 감독은 "'사무직 중년 여성이 지방 현장직으로 부당 파견돼서 그곳에서 굉장한 치욕을 겪었음에도 결국 버텨냈다'란 기사를 보고 영감을 받어 영화를 기획했다. 시나리오를 쓰고 준비를 하면서 직업이 생존과 직결된다는 것을 정서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영화 '혜화, 동,' '속물들', 드라마 '출사표'를 통해 흡인력 있는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유다인은 부당해고 파견, 성차별에 당당하게 맞서는 정은으로 성실한 사람들의 설 자리를 빼앗는 세상을 향해 통쾌한 파이팅을 외친다.

유다인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KTX 승무원 전원 복직 기사를 접하게 됐다. 시나리오가 영화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았다. '하고 싶어'라기보다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어떻게 나오든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에 대해 부끄럽지 않을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무거운 장비를 이고 송전탑을 오르는 신을 두고는 "높이 올라가는 것은 괜찮았다. 무섭진 않았는데 무거운 장비를 항상 달고 올라가야 해서 힘들었다"라며 "증평에서 딱 하루 연습했다. 안전한 곳에서 연습해서 어려운 점은 없었다"고 기억했다.

유다인은 가장 인상깊은 신에 대해 "장례식 신 컷이 나뉘어져 있었는데 원테이크로 갔다. 일곱 번 찍었다고 하더라. 되게 힘들었지만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아 좋다"고 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밀도 있는 연기력을 선보인 오정세는 정은을 지지하는 막내 역으로 출연하며 서늘한 세상 속 숨쉴 틈이 되어주는 따스한 케미스트리를 보인다.

오정세는 "캐릭터가 훅 들어왔다. 주변에 막내 같은 인물이 있었다. 성실하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대우를 못 받는다는 막연한 아쉬움이 가득 차있었다. 그때 막내 캐릭터를 만나게 됐고 작은 응원의 손길을 내밀고 싶었다"라며 막내 역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사회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에 대해 누군가는 불편해서 재밌는 코미디를 찾기도 한다. 가끔은 이런 영화를 마주하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살아남는 또다른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라며 "많은 관심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오는 28일 개봉.

[사진 = 영화사 진진]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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