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시즌' 감독 5인방, 누군가 야구판 떠난다? '잔인한 2022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군가는 떠난다?

KBO리그 감독은 국내에 단 10명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직업이다. 아무리 최근 단장과의 분업이 강조되는 시대라고 하지만, 야구에서 감독의 역할은 여전히 특별하다. 경기 도중 수 많은 디시전을 도맡고, 그 결과가 승패에 연결되며 한 시즌 성적의 토대가 된다. 때문에 특급 FA만큼은 아니더라도 성과를 내면 어지간한 중형급 FA 대우를 받는다.

2021시즌이 끝나고 맷 윌리엄스 감독이 짐을 쌌다. 예년에 비해 감독 변동 폭이 적었다. 그러나 2022시즌이 끝나면 제법 큰 폭의 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무려 5팀의 감독이 계약 마지막 시즌을 준비한다.

두산 김태형 감독, 삼성 허삼영 감독, LG 류지현 감독, 키움 홍원기 감독, SSG 김원형 감독이 주인공이다. 김태형 감독과 허 감독은 3년 계약, 류 감독과 홍 감독, 김원형 감독은 2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부터 두산 지휘봉을 잡았다. 올 시즌을 완주하면 2004년부터 2011시즌 도중까지 감독을 맡았던 김경문 전 감독의 임기를 뛰어넘는다. 김 감독은 7년 내내 두산을 한국시리즈에 올리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한국시리즈 우승 3회, 준우승 4회다.

과거 두산은 김 감독과 계약기간 만료 전 연장계약도 체결했으나 이번엔 그런 소식은 없다. 기본적으로 8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다면 재계약이 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팀의 상황에 맞는 야구를 기민하게 구사하고 임기응변능력이 대단히 뛰어난 지도자다. 선 굵은 야구를 표방하지만, 명분보다 실리를 확실히 챙기는 스타일이다.

허 감독은 삼성에서 오랫동안 전력분석 파트에서 일하며 실력자로 인정 받았다. 첫 시즌이던 2020년에는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2021시즌에는 삼성의 암흑기를 끊어냈다. 수년간 시도한 리툴링이 성공궤도에 올랐다. 젊은 피들과 외부 FA들이 조화를 이루며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했다. 데이터 활용, 장기레이스 운용에 확고한 원칙이 있으며, 흔들림이 없는 스타일이다.

결국 올 시즌 성적이 중요하다. 삼성은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2위에 플레이오프 직행을 일궈냈다. 올 시즌에는 2014년 후 8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바라본다. 작년 이상으로 가을야구서 강해진 모습을 보여야 재계약 가능성이 올라갈 전망이다.

10개 구단 감독 모두 성적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해도 류 감독만큼 부담이 큰 사령탑이 있을까. LG는 또 다시 대놓고 우승을 외치며 FA 김현수를 붙잡고 박해민과 허도환을 영입하며 류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LG는 지난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서 탈락하며 가을야구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확실한 포스트시즌 컨텐더가 됐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2% 부족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아니면 류 감독의 거취를 장담할 수 없다. 부드러운 리더십, 오픈 마인드가 돋보이는 지도자다.

홍 감독은 계약 마지막 시즌의 환경이 가혹하다. 가뜩이나 전력이 강하지 않은데 박병호(FA)와 조상우(사회복무요원)가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구단 특성상 감독이 좋은 성적을 올려도 거취가 불투명한 특성이 있다.

일단 올 시즌은 작년보다 더욱 힘겨울 전망이다. 나름의 원칙과 뚝심을 보여줬지만, 결국 재료가 부족하면 마법을 부리기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키움을 하위권으로 분류한다. 때문에 포스트시즌에 올려놓는다면 재계약 가능성이 올라갈 수 있다.

김원형 감독은 다른 네 명의 계약 마지막 시즌 감독과 달리 지난 시즌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기 못했다. SSG는 SK 시절이던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2019년 역대급 용두사미로 자존심을 구겼고, 이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결국 김 감독의 운명은 SSG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6월에 돌아오고, 추신수도 건강하게 시즌을 준비한다는 희망요소가 있다. 비록 지난해 6위로 마쳤지만, 뚝심과 강단이 있는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위에서부터 김태형 감독과 홍원기 감독, 허삼영 감독, 류지현 감독, 김원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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