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km 강속구로 KIA에 복수 성공…신인왕 레이스에 주목해야 할 이름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패전의 아픔을 잊는 복수전이었다. 두산의 '믿을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정철원(23)이 팀 승리의 디딤돌을 놓는 호투를 펼쳤다.

정철원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IA와의 경기에 7회초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두산이 2-0으로 리드한 상황. 정철원은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150km 직구를 던져 땅볼을 유도했다. 민첩한 동작으로 직접 땅볼 타구를 잡은 정철원은 가볍게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수확했고 대타로 나온 김선빈에게는 초구 몸쪽에 꽉찬 148km 직구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또 하나의 아웃카운트를 가져갔다. 박찬호에게도 초구 150km 직구를 던지는 등 특유의 강속구를 뽐낸 커브 2개를 던진데 이어 148km 직구로 우익수 플라이 아웃을 잡으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탄력을 받은 정철원은 8회초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상대로 151km 강속구를 던지는 등 신바람을 냈고 류지혁을 좌익수 뜬공, 소크라테스를 유격수 땅볼, 나성범을 삼진 아웃으로 처리하면서 KIA의 추격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두산은 7회말과 8회말 공격에서 6점을 추가하고 8-0으로 달아나 승기를 굳혔고 결국 8-4 승리를 거뒀다. 이날 정철원은 2이닝 퍼펙트로 홀드를 품에 안았다. 벌써 홀드 8개째. 팀내에서 홍건희(9개) 다음으로 많다.

무엇보다 지난 24일 잠실 KIA전에서 패전투수가 됐던 아픔을 씻었다는 점에서 이날 경기는 정철원에게 복수전과 다름 없었다. 3-3 동점이던 7회초 2사 1,3루 위기에 등판했던 정철원은 황대인을 3루수 땅볼로 잡고 급한 불을 끄는데 성공했지만 8회초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볼넷을 허용하더니 폭투로 1사 3루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박동원에 중전 적시타를 맞는 아픔을 겪었다. 이날 경기의 결승점이었고 두산이 3-4로 패하면서 정철원이 시즌 2패째를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하루 휴식 후 KIA를 다시 만나 언제 그랬냐는 듯 1이닝 퍼펙트로 막는 장면을 보니 '강철 멘탈'의 소유자라는 평가가 딱 들어맞는 선수임을 알 수 있게 했다.

정철원은 지난 2018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에 입단해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5월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씩씩한 투구가 매력적인 정철원은 벌써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전역 후에도 구속이 계속 오르더라. 1군에서도 중요할 때 충분히 쓸 수 있을 것 같다. 마운드에서 자신감 있게 던지고 멘탈도 좋아 보인다"는 칭찬을 들었던 선수다. 프로 5년차이지만 신인왕 자격도 갖추고 있는 그가 이날 경기 같은 호투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돋보이는 선수가 될 것이다.

[두산 정철원이 2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초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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